정진홍 아산나눔재단 이사장
“이제는 기부보다 나눔입니다.”![정진홍 아산나눔재단 이사장](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9/02/SSI_2011090217455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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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홍 아산나눔재단 이사장
정 이사장이 보기에 우리나라는 결코 선진국에 비해 나눔이 뒤처진 나라는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친척이나 이웃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십시일반 돕는 문화에 익숙하다.”면서 “재단이나 단체를 통한 기부문화가 이제 막 시작 단계일 뿐 한국 사회에서 나눔의 문화는 견고하다.”고 말했다. 특히 정 이사장은 트위터를 통해 확산된 수해지역 돕기 봉사활동이나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재능기부 운동에도 관심이 높다. “돈을 나누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라면서 “자신이 가진 재능이나 힘, 하다못해 시간이라도 남을 위해 나누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눔이 퍼지는 데 여전히 걸림돌은 남아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지난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리사태 탓에 금이 가버린 자선단체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는 쉽사리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이사장은 “자선단체들이 성장해 갈수록 이익단체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면서 “자선단체들이 올바르게 운영되도록 관리하고 감시하는 법을 마련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기부는 어렵고 부담스러운 것이라 생각하는 일부 시민들의 고정관념도 문제라는 것이다. 정 이사장은 “단돈 1000원을 기부하더라도 충분히 의미있는 것”이라면서 “굳이 자선단체를 통하려 하지 않고도 나눔의 방법과 통로는 다양하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나눔의 확산을 위해 부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주문했다. 정 이사장은 “부는 개인의 것이 아닌 사회 공동체의 자산”이라면서 “부를 공동체가 나눠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인식이 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인식을 사회적 캠페인이나 대중을 대상으로 한 강연 등을 통해 넓혀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자신이 가진 자산을 어떻게 의미있게 쓸지 모르는 시민들도 있다.”면서 “자선단체나 재단들이 개인들로부터 모인 자산을 의미 있게 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각각 역할을 다양화하고 세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2011-09-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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