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자밀라 공주와 장애인 돕는 ‘에듀컴’ 대회 열어 대학생 교육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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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이상묵(사진, 53) 교수는 2013년 10월 서울 강북구의 국립재활원에 지인을 보러 갔다가 마침 그곳을 방문한 UAE에서 온 ‘공주님’을 만나게 됐다.
UAE의 7개 에미리트 중 하나인 알샤르자의 셰이카 자밀라 빈트 모하마드 알카시미 공주였다. 두바이와 인접한 알샤르자는 수도 아부다비와 두바이에 이은 UAE 제3의 에미리트다.
자밀라 공주의 방문을 예상치 못한 국립재활원은 이 교수에게 급히 영어 통역을 부탁했다.
자밀라 공주는 중동 최대의 장애인 지원 기구인 SCHS를 운영할 만큼 장애인 교육에 남다른 관심이 있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목 위를 빼고 전신이 마비돼 휠체어를 타고 나타난 서울대 교수를 그냥 지나칠 리가 없었다.
“공주님께서 신이 맺어준 인연이라고 하시더군요”
반년 뒤인 올해 4월 UAE를 방문하게 된 이 교수는 자밀라 공주를 만나 장애인 보조공학기기(AT)를 개발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교수는 서울대 공과대학에서 강의했던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장애인을 1명 포함된 조를 짜서 AT를 개발해 학기말에 점수를 매기는 ‘CATCH’라는 설계 수업을 응용해 UAE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을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기존의 AT라고 하면 휠체어나 보청기와 같은 하드웨어(HW)를 조금 더 편하게 개량하는 데 그쳤지만 이제 소프트웨어(SW)로 옮겨가는 추세다.
“스마트폰은 장애인에게 눈과 귀, 입이 되고 있어요. 청각 장애인이 수화 대신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이를 음성으로 구현할 수도 있습니다. AT의 새로운 영역이 열린 것이지요”
이 교수와 자밀라 공주는 장애인을 돕는 스마트폰용 앱을 겨루는 ‘에듀컴 2015(Assistive Technology Education & Competition)’ 대회를 열기로 했고 예선에 UAE 내 대학생 50여명이 지원했다.
이들 학생 가운데 UAE의 명문대 5개 학교 대표를 1개 팀씩 뽑아 올해 8월 2주간 이 교수와 서울대 박사과정 대학원생들이 집중적으로 앱 프로그래밍을 교육했다.
24일(현지시간) 열린 시상식에선 자예드대와 AUS대 팀이 1,2위를 차지했다.
이 교수는 “이슬람권에선 장애인을 돕는 활동을 봉사와 자선으로만 여기는데 스마트폰 앱처럼 이를 사업으로도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을 매우 신선하게 받아들였다”며 “올해 첫 대회는 규모가 작았지만 SCHS와 함께 앞으로 이 대회를 중동 전체로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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