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마주하는 꿈과 현실의 괴리…계속해도 괜찮을까요?

처음 마주하는 꿈과 현실의 괴리…계속해도 괜찮을까요?

오경진 기자
오경진 기자
입력 2025-01-29 17:00
수정 2025-01-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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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한 청소년소설 신간 세 편

청소년이라고 해서 어른보다 고민의 무게가 가벼울까. 아니다. 처음 느끼는 세계와의 불화. 나는 누구이고 이 세계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10대의 삶은 온통 고민투성이다. 하지만 그 고민은 반짝이고 아름답기에, 그대로 문학이 되고 예술이 된다. 신간 가운데 주목할 만한 청소년 소설 세 편을 추려봤다.

예술을 계속 해도 될까 ‘브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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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브릿지


문경민 작가의 신작 ‘브릿지’(우리학교)는 첼리스트를 꿈꾸는 예고생 서인혜의 이야기다. 가혹한 레슨을 버티며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한 서인혜. 하지만 그는 그곳에서 자신이 속했던 곳과는 전혀 다른 세계를 마주한다. 첼로를 켜는 게 좋았고 끝없이 연습했지만, 여기엔 소위 ‘날고 기는’ 사람으로 가득하다. 그리 좋지 않은 형편에도 물심양면 지원해주겠다는 부모님께 죄송하다. 그렇게까지 할 일인가. 나는 계속 첼로를 해도 되는 사람인가. 예술은 나에게 사치 아닐까. 10대는 어쩌면 꿈과 현실 사이의 괴리 앞에서 처음으로 절망하는 존재다. 책 제목인 ‘브릿지’는 첼로의 현과 몸통을 연결하는 작은 나뭇조각이다. 어린 인혜에게 꿈의 무게는 무겁기만 하다. 버틸 수 있을까.

“현의 장력을 버티고 버티다가 휘어져 버린 브릿지가 안쓰러웠다. 휘어 버린 브릿지는 인혜와 첼로를 이어 준 첫 번째 다리였다.”

그저 이해한다는 말 ‘얼음붕대스타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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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붕대스타킹
얼음붕대스타킹


김하은 작가의 ‘얼음붕대스타킹’(바람의아이들)은 10대 소녀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성폭행 미수 사건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상처를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주인공 선혜를 앞세운다. 떠올리기도 끔찍한, 그날 이후 선혜는 알 수 없는 추위에 시달린다. 동복에서 춘추복으로, 하복으로 계절과 교복이 바뀌어도 선혜는 검은색 겨울 스타킹을 벗을 수 없다. 이 아픔은 과연 극복되는 것일까. 내가 가진 아픔을 누군가에게 터놓아도 되는 것일까. 인생 처음으로 트라우마와 마주한 선혜에게 누구도 선뜻 먼저 나서서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어른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렸을 때부터 한동네에서 자란 창식이가 선혜에게 안부를 건네온다. 아무 일 아니라고, 잊어버리라고 하는 대신 창식은 그저 이해한다고, 알겠다며 선혜 곁에서 고개를 끄덕여 줄 뿐이다.

“떨림이 더 심해졌다. 다 말하고 싶었다. 네 손이 닿는 순간 오른손에서 냉기가 풀렸어.”

통영서 벌어지는 액션 활극 ‘무명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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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별
무명의 별


이시우 작가의 ‘무명의 별’(황금가지)은 위 두 작품보다는 조금 더 경쾌하다. 주인공 고등학생 권별이 우연한 기회로 무공의 세계로 진입하면서 벌어지는 액션 활극이다. 중국이 아닌 현대 한국, 더 구체적으로는 경상남도 통영시에서 벌어지는 무림 고수들이 평범한 일상에서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무공을 쏟아낸다.

“모두 쓸데없는 두려움이었지. 목적지에 닿기 전까지는 지금 걷고 있는 길이 잘못된 길인지 옳은 길인지 알 수 없는 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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