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없는 소금장수의 ‘감동 성공기’

양손 없는 소금장수의 ‘감동 성공기’

입력 2011-09-16 00:00
수정 2011-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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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저녁 ‘TV 쏙 서울신문’

‘TV 쏙 서울신문’이 찾아간 충남 서산의 한 염전. 여느 염전과 다를 바 없는 곳이지만 이곳에서는 희망의 소금을 푸는 한 남자가 있다. 바로 양손 없이 무려 4만㎡의 염전을 일군, 강경환(52)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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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 없는 소금장수 강경환씨가 충남 서산의 자기 염전에서 능숙한 솜씨로 소금을 퍼담고 있다.
양손 없는 소금장수 강경환씨가 충남 서산의 자기 염전에서 능숙한 솜씨로 소금을 퍼담고 있다.


삽을 잡은 그의 두 손은 몽둥이처럼 뭉툭하다. 강씨는 열세 살 때 바닷가에서 발견한 지뢰를 갖고 놀다가 터지는 바람에 양손을 잃었다. 늘상 있던 손이 없으니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학교도 그만두고 3년 동안 집 안에만 웅크리고 있었다. 성인이 된 후에는 술 먹고 행패부리며, 비장애인에 대한 적개심으로 살았다. 절망과 방황의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두 팔과 다리 하나를 잃고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다른 장애인에게서 깨달음을 얻었다. 그는 비록 두 손은 없지만 다른 많은 것은 아직 남아 있었다. 술을 끊고 손목에 테이프로 낫을 붙여 농사일을 돕기 시작했다. 그러다 소금 농사를 지어 보라는 아버지 친구의 권유로 소금과 인연을 맺었다.

처음 해본 염전일은 너무 고되고 혹독했다고 한다. 하루 1~2시간만 자면서 밤늦도록 염전에 바닷물을 대고 햇볕에 말려 만든 소금을 삽으로 퍼 담았다. “비장애인의 열 배 이상 노력을 했어요. 그래야 겨우 본전을 맞출 수 있더라고요.”

2년쯤 지난 뒤 염전 일이 슬슬 몸에 익자 주변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과 봉사활동을 한 뒤 소금을 조금씩 덜어 홀로 사는 어르신들 집 앞에 남몰래 갖다 놓았다. 그렇게 14년이 흘렀다. 그의 소금 회사 연간 매출은 6000만원 정도, 순수익은 3분의1이지만 200만원 이상을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고 있다. 전남 소록도에 김장용 소금 30포대를 매년 보낸 지 5년째다.

2000년에는 기초수급자 신분과 장애수당도 반납했다. 세금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곳에 쓰이길 바랐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강씨는 지난 7월 15일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그의 꿈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지금 3년 가까이 목표를 향해 달리고 기도하고 있다.”는 강씨의 목표는 30억원을 모아서 작은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장엄한 소금장수’ 강경환씨의 이야기는 16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한국의 단칸방에서 중국 민주화를 꿈꾸는 우쩐롱씨 이야기와 주민들을 위해 변신하는 자치단체 청사의 모습을 소개한다. 또한 세로토닌 열풍과 일본 도쿄에서 열린 K팝 커버댄스대회의 생생한 현장을 전한다. 추석이후 정치권 변화에 대해 이도운 논설위원에게 들어본다.

글 사진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2011-09-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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