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집권당, 무슬림 후보의 히잡 쓴 선거 포스터 금지

프랑스 집권당, 무슬림 후보의 히잡 쓴 선거 포스터 금지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21-05-13 14:45
수정 2021-05-1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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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부 에로주의 사라 젬마히(맨 왼쪽) 후보 등이 등장한 지방선거 포스터. 프랑스 집권당은 ‘당신을 위한, 서로 다른 이들의 단결’이란 문구를 새긴 이 포스터에 히잡 금지령을 적용, 퇴출하기로 했다. 트위터 캡처
프랑스 남부 에로주의 사라 젬마히(맨 왼쪽) 후보 등이 등장한 지방선거 포스터. 프랑스 집권당은 ‘당신을 위한, 서로 다른 이들의 단결’이란 문구를 새긴 이 포스터에 히잡 금지령을 적용, 퇴출하기로 했다. 트위터 캡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앙 마르슈(전진당)이 선거 문서에서 히잡 퇴출령을 내렸다. 이에 당 안팎에서 찬반 논란이 치열하다고 알자지라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6월 지방선거에서 프랑스 남부 에로주의 부의원 후보로 나선 사라 젬마히가 무슬림 여성들이 머리에 쓰는 히잡을 착용한 채로 러닝메이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표적이 됐다.

전진당의 스타니슬라스 게리니 사무총장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법은 히잡을 쓴 선거 포스터를 허용하고 있지만, 히잡을 쓴 포스터가 우리 당의 정치 노선과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히잡 쓴 포스터를 고수한다면, 전진당 후보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전진당 지도부는 이같은 내용을 젬마히 후보에게 서면 통보했지만, 젬마히는 언론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전진당은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최근 무슬림 정책 등에서 우클릭 경향을 보이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 극우정당인 국민전선과 전진당이 경쟁 구도를 이룰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면서 우파 성향 유권자를 포용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선거 문서 사진에 히잡을 못쓰게 한 이번 조치 역시 국민전선 측이 해당 포스터를 비판한 이후 단행됐다.

국민전선의 비판 전까지 젬마히가 등장한 포스터는 ‘다양성의 가치‘를 드러낸 포스터로 인식 되었다. 역으로 포스터 회수 조치가 내려진 뒤 당 안팎에서 비판이 나왔다. 이들은 ‘히잡 쓰면 선거를 못나오게 하는 것은 이슬람 분리주의’라거나 ‘프랑스에서 좋은 무슬림의 덕목은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숨는 것이냐’며 전진당 지도부의 조치에 반발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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