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나치야”…‘여론 통제’ 당한 러 병사 가족들, 민간인 학살 응원했다

“그들은 나치야”…‘여론 통제’ 당한 러 병사 가족들, 민간인 학살 응원했다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입력 2022-04-21 16:44
수정 2022-04-2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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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차 학살 시신 옮기는 자원봉사자들
부차 학살 시신 옮기는 자원봉사자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에 위치한 부차 마을에서 자원봉사자들이 14일(현지시간) 냉동 컨테이너로 시신을 옮기고 있다. 지난 1일까지 러시아군이 한 달여 동안 점령했다가 철수한 부차 마을에서는 학살당한 것으로 보이는 민간인 시신 수백 구가 발견됐다. 키이우 AP 연합뉴스 2022.4.15
부차 민간인 희생자들 신원확인 하는 우크라 경찰
부차 민간인 희생자들 신원확인 하는 우크라 경찰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에서 경찰이 부차에서 살해된 민간인 희생자들의 시신을 안치소로 이송하기 전 신원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이달 초 퇴각할 때까지 한 달가량 장악했던 부차에서 민간인을 대량 학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022.4.7.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러시아 병사들의 가족들이 민간인 학살을 응원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인 국가보안국(SBU)가 러시아병사와 그의 어머니가 나눈 통화를 도청했다”며 해당 내용을 공개했다.

통화 내용에서 러시아 병사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아들아, 기죽지 마”라면서 “그들(우크라이나군)이 하는 행동을 본다면, 너가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될 거야”라고 말했다.

아들은 당황한 말투로 “우리가 하는 일이 뭐죠? 민간인과 아이들을 죽이는 일?”이라고 반문했다.

이에 어머니는 “너는 민간인과 아이들을 죽이는 게 아니다”라면서 “너는 나치를 죽이고 있는 거야”라고 강조했다.

더 타임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여론 통제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 연합뉴스
실제로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강력한 언론 통제에 힘쓰고 있다. 당국은 현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국제 라디오 방송 등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국영매체를 통해선 왜곡된 사실을 전하고 반전 목소리를 내는 기자들을 구금하면서 전쟁과 관련한 정확한 소식을 차단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러시아·중앙아시아 연구원 막시밀리안 헤스는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고령층이 2차 대전 당시 나치와 대적했던 소련 시절을 몸소 경험했거나 관련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파시스트가 있다’는 러시아의 선전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 고령층은 다른 매체보다 TV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경향이 큰데, TV는 당국이 통제하고 있다”면서 “이 고령층이 푸틴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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