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복궁 전 세계 부호 500명 호화 만찬장 활용” 의혹
중국 베이징의 자금성(현 고궁박물원)에 도둑이 들어 보안에 구멍이 뚫린 가운데, 이번에는 자금성 안에 초호화 프라이빗클럽이 들어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가 관영 중국중앙(CC)TV의 유명 앵커 겸 기자인 뤼청강(芮成鋼)이라는 점 때문에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뤼청강은 최근 자신의 마이크로블로그에 “자금성 내 건복궁이 이미 모 유명기업과 고궁박물원 측에 의해 세계 정상급의 호화 프라이빗클럽으로 바뀌었으며, 회원권 500장을 전 세계 부호들을 상대로 한정 판매하고 있다고 들었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200만 명에 이르는 그의 팔로어들은 글을 퍼나르며 “전시물 몇 건 없어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더욱 귀한 물건들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건복궁의 ‘변신’을 개탄하고 있다.
자금성 서북쪽에 있는 건복궁은 청나라 건륭제 때인 1772년 건립된 황제의 궁전 겸 화원으로 20세기 초 대화재로 방치됐다가 2000년부터 복원 작업에 착수, 2006년 5월 완공됐다. 건복궁은 복원 후에도 일반 관광객에게는 공개되지 않고,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 국빈급 인사가 방문했을 때만 예외적으로 공개됐다.
프라이빗클럽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이따금 건복궁 내에서 만찬이 열리는 사실이 목격되고, 복원비용 1억 위안을 민간기업이 제공했다는 점 등 때문이다.
중국문물보호기금회 마쯔수(馬自樹) 이사장은 “건복궁에서 외국귀빈 접대나 기자회견 등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 역시 적합하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고궁박물원 측은 논란이 확산되자 13일 오후 “건복궁을 초호화 프라이빗클럽으로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뤼청강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2011-05-1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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