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쾰른 성당/김민정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쾰른 성당/김민정

입력 2020-02-06 17:34
수정 2020-02-07 01:5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진달래-축복/김정수
진달래-축복/김정수 100x80.3cm 아마포 위에 유화. 2019
고봉밥처럼 넘치는 사랑과 축복을 진달래꽃으로 표현
쾰른 성당/김민정

우리 둘의 이름으로 초를 사서

우리 둘의 이름으로 초를 켜고

우리 둘을 모두 속에 섞어놨어

우리가 우리를 몰라

신은 우리를 알까

우리 둘은 우리 둘을 알까

모두가 우리가 우리인 줄 알겠지

우리 둘도 우리가 우리 둘인 줄만 알겠지

양심껏 2유로만 넣었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할 때. 세상이 우리 둘인 줄만 알 때, 우리 빼곤 세상이 다 시시해질 때, 인간은 무명에서 벗어난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는가, 어디로 가는가, 바보 같은 명제에서 벗어나는 순간 순명의 시간이 온다. 둘이 있으니 참 좋은 것. 둘 둘 둘 모여 서로 좋아하니 시냇물 같고 무지개 같은 것. 세상의 모든 둘이 좋으면 그곳이 천국인 것. 다른 둘을 상처 내지 않고 다른 둘의 빵과 물을 빼앗지 않고, 둘 둘 둘 서로 어깨를 걸고 하늘 높은 곳으로 오르는 것. 인간의 심연에 따뜻한 햇살의 바다를 펼치는 것.

곽재구 시인
2020-02-07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