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전보건이 기업의 수익을 좌우한다/이영순 서울과학기술대 명예교수

[기고] 안전보건이 기업의 수익을 좌우한다/이영순 서울과학기술대 명예교수

입력 2013-12-10 00:00
수정 2013-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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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순 서울과학기술대 명예교수
이영순 서울과학기술대 명예교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사회문화가 빠르게 변함에 따라 소비시장에도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소비패턴 변화와 기업의 대응 연구’ 보고서를 통해 기업 활동에 있어 ‘센스’(S.E.N.S.E)를 제안했다.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의 주요 변화를 5가지 유형으로 정리한 것으로, ‘불필요한 지출통제’(Save & control), ‘여성의 감성소비‘(Emotional female power), ’치유받고픈 마음’(Need to heal), ‘아이들에 아낌없는 투자‘(Spare no money on kids), ’체험 갈망’(Enjoy experience)의 영문 머리글자를 땄다.

기업의 궁극적 목표는 이윤 극대화다. 따라서 기업은 ‘센스’와 같이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상황, 소비자 행태, 사회문화, 노사관계 등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이 경기불황에도 투자를 통해 제품 및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 노력하거나, 효율성 향상을 위해 조직문화를 정비하고, 소비자 구미에 맞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모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이 ‘안전보건’은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일터에서의 안전보건 문제를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여긴다. 그 결과 우리 일터에서는 연간 9만여명이 다치고 2000명 가까이 목숨을 잃고 있다.

기업활동에 있어 안전보건은 조직원을 하나로 묶고 조직원들이 일하고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바꾸며 손실을 최소화해 단기적 이윤 보장뿐 아니라 장기적 성장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기업이 안전보건에 소홀하면 예기치 못한 지출이 늘어나기 마련인데, 기업에서는 이런 사실을 간과하는 것 같다.

한 예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첫째, 산업재해보험요율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영업정지 및 노동력 상실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다. 2011년 기준, 산업재해로 인한 근로손실일수가 5477만일로 노사분규(43만일)의 100배가 넘는다.

둘째, 기업 효율의 저하를 초래한다. 안전한 근로환경은 근로자의 ‘최고’와 ‘최선’을 만들지만, 산업재해 위험이 있는 환경에서는 그러지 못하다. 결국 제품과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생산성이 줄어들게 된다.

셋째, 기업의 존폐마저 위협할 수 있다. 산업재해는 기업의 막대한 경제적 피해와 이미지 실추를 야기한다. 지난해 구미에서 사상 최악의 불산 누출 사고를 일으킨 모 기업은 사고여파로 인해 사실상 파산지경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기업의 안전보건 수준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까? 이는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일터 사고의 60% 이상이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은 일터에서 준수해야 할 기본수칙을 선정해 보급하고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기업은 또 판매·품질개발·영업 등과 마찬가지로 수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안전보건’을 투자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관리해야 한다. 가장 ‘센스’ 있는 기업은 바로 ‘안전보건’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이에 대한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는 기업이다.

2013-12-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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