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코레일의 꼼수/박승기 정책뉴스부 기자

[오늘의 눈] 코레일의 꼼수/박승기 정책뉴스부 기자

입력 2011-05-13 00:00
수정 2011-05-13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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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는 나는데… 국면전환용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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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기 정책뉴스부 기자
박승기 정책뉴스부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국형 고속열차 KTX 산천에 대한 코레일의 리콜(?) 요청 사실이 알려진 11일 오전 한 철도업계 종사자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용접 불량으로 인한 하자 보수지, 리콜을 거론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의 분석은 정확했다.

11일 오후 11시가 넘어 코레일은 “제작사인 현대로템에 균열이 발생한 산천의 정밀점검을 요청했을 뿐 문서 등을 통한 공식적인 리콜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불을 질러놓고 “불 나면 안 된다.”며 항변하는 꼴이다.

코레일은 산천 ‘리콜’ 사태를 계기로 잇따른 KTX 고장 및 장애에 대한 책임을 제작사(현대로템)로 돌리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인다.

결함을 발견한 수도권차량관리단 직원(차량 4급)에 대해 대형사고 발생 가능성을 차단했다며 1계급 특별 승진시키는 등 수선도 떨었다. 그동안 산천에 보여줬던 애정(?)과 확연히 다르다. 코레일은 지난해 도입한 산천(19편성)이 KTX(46편성)보다 고장이 많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운행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고장,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소프트웨어 오류에 의한 것으로 안정화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산천은 국비 등 2557억원을 들여 개발한 세계 네번째 고속열차로 한국의 대표상품이다. 브라질 진출 등 해외 수출도 추진되고 있다.

코레일은 산천의 수출길을 열어줄 수 있는 유일한 기관으로 동업자 정신을 견지했다. 하지만 ‘리콜’ 사태를 계기로 급변했다. 12일에는 7개 고장부품 목록까지 제시하고 제작사의 하자 문제를 강조했다. 이 중 3개 부품은 국산품이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검수 주기 및 인원 등 제기된 운영 관련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코레일은 산천의 안전성 논란이 도입 당시부터 제기됐지만 묵인했다. 이번 리콜로 코레일이 책임을 덜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국내 철도산업은 만신창이가 됐다.

2011-05-1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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