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통화정책, 미국 금리 등 대내외 여건 보고 결정”

이주열 “통화정책, 미국 금리 등 대내외 여건 보고 결정”

입력 2015-10-15 13:25
수정 2015-10-1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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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장률 3%대 미만으로 안 떨어졌다”…”소비개선세 지속 전망” “가계부채, 금융시스템 리스크 가능성 낮지만 잠재 위험 요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 간담회에서 “생산성, 자본 축적도를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3% 아래로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1.50%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최근 경기가 부진하며 잠재성장률이 2%대로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지만 이 총재는 “고령화와 투자 부진으로 과거보다 잠재성장률이 하락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잠재성장률이 아직은 2% 수준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에 대해 “국내 물가 안정, 금리 안정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데 있다”면서 “미국 기준금리뿐만 아니라 국내외 여건 변화를 종합적으로 보고 거시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 미국 연내 기준금리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데 그에 대한 전망은.

▲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고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시기가 내년으로 늦춰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아졌다. 그러나 재닛 옐런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 계획을 그간 수차례 언급한 바 있어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여전한 게 사실이다. 현시점에서 예상하기 어렵다.

--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도 한은은 별개로 움직일 수 있다는 의견은 유효한가.

▲ 통화정책은 국내 물가 안정, 금리 안정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데 있다. 미국 연준 금리뿐 아니라 국내외 여건 변화를 종합적으로 보고 거시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는데 이유는.

▲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7%, 내년 3.2%다. 7월 전망보다 0.1%포인트씩 낮아졌다. 7월 전망 때 2분기 성장률을 0.4%로 봤는데 실적이 0.3%로 더 나빠져 이를 반영했다. 내년에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기 둔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 가능성, 원자재 가격 변동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대내 리스크보다 더 크다고 본다.

-- 잠재성장률이 2%대로 떨어졌다는 것은 기우라고 밝혀왔는데.

▲ 고령화와 투자 부진으로 과거보다 잠재성장률이 하락했다고 생각하지만 경제의 생산성, 자본 축적도를 고려할 때 3%대 아래로 떨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 달러화 환율 급락이 수출 경기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 환율 절상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기조적으로 상당 기간 지속해야 한다.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수출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 내년, 올해 전망률은 2분기 제외하면 하향 조정폭이 크게 없는데, 내수가 예상보다 좋아서 대외 요소를 상쇄시킨 것인가.

▲ 수출은 7월 전망보다 부진해서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했지만 반대로 소비, 건설 투자 등 내수는 호조를 보였다.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망했다.

--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에 상방, 하방 리스크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뒀나.

▲ 상방, 하방 리스크는 다 있다. 중립적으로 보고 전망했다.

-- 원화 강세가 어느 정도 이어질 것으로 보나.

▲ 최근에 원화 절하폭이 다른 나라보다 작은 것은 경상수지 흑자, 외환 부문 건전성 등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기초 여건이 양호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 가계 대출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유효한가.

▲ 국내 금융기관의 자본 건전성 등을 고려할 때 지금의 가계부채가 금융 기관 부실,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가계 부채가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서 소비, 성장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금리가 상승할 때 취약 계층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 등 잠재 리스크는 여전히 있다.

-- 중국 리스크가 줄었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 중국 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주가는 조정 단계를 어느 정도 거쳤고 환율도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크지 않다. 실물 경제에선 위험이 남은 것은 사실이다.

-- 내수 회복세가 내년까지 이어갈 수 있나.

▲ 최근 소비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진정되고 나서 개별소비세 인하, 블랙프라이데이 등 정부의 소비 활성화 대책이 이어지며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소득 여건을 고려해볼 때 소비 개선세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주거비 부담 증가, 노후 소득 불안 등 구조적 요인 때문에 본격적으로 회복세를 나타낼지는 좀 더 볼 필요가 있다.

-- 기업 구조조정을 빨리 진행하면 경제여건이 어려워져서 통화 정책을 더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 현재 기업 구조조정 문제가 부각된 것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장기화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 점도 균형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물가안정 목표제 진행 상황은.

▲ 2016년에 적용할 새로운 물가안정 목표제를 위해 정부와 협의 중이다.

-- 인플레이션은 바닥을 쳤다고 보는가.

▲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7%, 내년은 1.7%로 보고 있다. 올해 전망치는 7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고 내년은 0.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금년 전망치가 낮춰진 것은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 주로 기인했다.

현재 저물가를 이끈 유가 하락 기저 효과가 소멸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그 효과가 소멸하면 물가상승률은 높아질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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