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넘어섰다… 나는 인간이다

나를 넘어섰다… 나는 인간이다

입력 2016-03-13 23:14
수정 2016-03-14 00:4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이세돌, 3패 뒤 마침내 첫 승… 알파고에 180수 만에 불계승

1202개 CPU 슈퍼컴 약점찾아… 李 “값어치 매길 수 없는 1승”

‘인류 대표’ 이세돌(33) 9단이 ‘3전 4기’ 끝에 마침내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를 넘었다. 이 9단이 지난 세 차례의 대국을 통해 중앙처리장치(CPU) 1202개가 연결된 슈퍼컴퓨터 알파고의 약점을 찾아낸 것이다.

이미지 확대
“李 9단에게 경의를 표한다”
“李 9단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세돌(왼쪽) 9단이 1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와의 5번기 제4국에서 승리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가운데) 최고경영자(CEO)가 “이 9단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축하 인사를 건네자 활짝 웃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이 9단은 1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180수 만에 알파고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 9단은 1~3국을 내리 패했지만 네 번째 대결에서 알파고를 상대로 기적 같은 첫 승을 올렸다.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챔피언 판후이 2단과의 대결에서 5전 전승을 기록하는 등 사람을 상대로 전승 행진을 이어 오다 이날 사람에게 첫 패배를 당했다.

이날 대국에서 이 9단은 두 귀를 점령하고 좌변과 우변에도 집을 마련하는 실리 작전을 펼쳤고, 알파고는 상변에서 중앙까지 거대한 집을 만들었다. 승부처는 중앙이었다. 이 9단이 78수로 중앙 흑 한 칸 사이를 끼우는 묘수를 날렸고, 알파고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의문 수를 남발해 순식간에 형세가 이 9단 쪽으로 기울었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데미스 허사비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79수 때 알파고의 가치망이 계산한 승률이 약 70%였으나 87수 때 급락했다고 밝혔다. 알파고는 이후 다양한 응수타진으로 이 9단을 흔들려고 했으나 형세는 바뀌지 않았다. 바둑TV 해설을 맡은 이현욱 8단은 “정말 자랑스럽다”며 “비록 이번 시리즈에서 패배를 했지만 가능성을 열어 둔 굉장히 중요한 1승이다. 앞으로 인간이 이길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이 9단은 대국 후 기자회견에서 “정말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1승”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16-03-14 1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