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金 김영건 “그만두지 않기를 잘했죠”

패럴림픽 金 김영건 “그만두지 않기를 잘했죠”

입력 2012-09-04 00:00
업데이트 2012-09-0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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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건이 세계 최고 장애인 선수들이 겨루는 패럴림픽 시상대 꼭대기에 올랐다.

금메달 2개를 땄다. 모든 것을 다 가진 것만 같았다.

금메달리스트로서 앞날은 창창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금메달을 땄다고 해서 생계가 나아지는 것도 아니었다.

탁구 선수로서 생계를 이어나가기는 어려울 것 같아 그만두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러는 사이 다시 출전한 생애 2번째 패럴림픽. 이번엔 너무 많은 훈련을 했던 것이 오히려 화근이었다.

계속된 훈련으로 휠체어에 계속해서 살결이 쓸리다 보니 화상을 입었다.

제대로 앉아 있기도 힘들었다. 결국 단 하나의 메달도 따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한국으로 돌아왔다.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 탁구 ‘2관왕’,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노메달’을 기록했던 김영건의 과거 이야기다.

김영건은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 탁구 경기장에서 열린 2012 런던 패럴림픽 남자 탁구 단식 클래스4 결승전에서 중국 선수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의 생에 3번째 금메달이다.

스무 살이었던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 탁구 단식·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 2관왕에 올랐지만 그 다음 패럴림픽에서는 무관에 그쳤다.

2004년까지만 해도 비장애인 올림픽과는 달리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도 포상금은 없었고 연금 혜택은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선수로서 생계를 잇기 어렵다는 사실 때문에 탁구를 그만 둬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올림픽 메달에 관한 장애인 선수와 비장애인 선수의 연금 규정이 동일하게 적용되기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김영건이 이 대회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그는 중학교 1학년 겨울, 기말고사를 공부하다가 갑자기 허리가 아프고 열이 나 병원을 찾았고 척수염을 진단받았다.

척수에 염증이 생겨 뇌와 팔다리를 잇는 신경이 손상되는 질병.

청천벽력이었다.

반에서 수준급의 운동 실력을 가졌던 그가 휠체어에 앉을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탁구 선수로서의 길을 선택했고 이제는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4년 전 베이징 대회에서 무관에 머물렀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이를 악물고 훈련을 해 온 결과였다.

생애 3번째 금메달로 탁구 선수로서의 정점에 다가서고 있는 김영건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탁구를 그만두지 않기를 잘했다”며 웃었다.

그의 탁구 인생은 런던에서 끝나지 않는다.

2016년 리우 패럴림픽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김영건은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냈는데 오늘 금메달을 따서 감회가 남다르다”며 “어려운 경기에서 이겨서 더 기분이 좋다”며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김영건은 6일 탁구 단체전에서 런던 패럴림픽 2관왕을 노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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