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자살 나흘 만에 화장…무연고자 유골과 함께 안치
5년 전 4살배기 딸 안모 양을 ‘물고문’해 숨지게 한 뒤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친모 한모(36)씨가 22일 자살 이승과의 인연을 끊고 한 줌의 재로 돌아갔다.한씨가 숨진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유족은 이날 오전 청주 목련공원 화장장에서 한씨의 시신을 화장했다.
한씨의 친정 식구로는 어머니와 언니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화장을 마친 한씨의 유골을 목련공원 내 유택동산에 안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택동산은 유족이 보관을 원치 않거나 연고가 없는 유골을 한꺼번에 모아 놓는 시설이다. 목련공원은 1년에 1~2차례 이들 유골을 합동 안치한다.
결국, 딸을 가혹하게 다뤄 숨지게 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한씨의 유골은 이승에서 돌봐주는 이 없어 쓸쓸한 다른 유골과 함께 묻히는 신세가 됐다.
유족은 한씨가 숨진 이튿날인 지난 19일 밤 인터넷으로 목련공원 홈페이지에 화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그동안 시신이 안치된 장례식장에는 연락조차 하지 않았지만, 한씨가 숨진 다음 날부터 화장을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씨의 이 세상과의 이별은 이렇게 마무리됐지만, 이번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진 충격은 적지 않다.
한창 재롱을 부릴 나이의 어린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것이 경찰의 수사를 통해 5년 만에 드러나면서 우리 사회의 치부가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경찰 수사망이 조여오자 결국 죽음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한씨는 마지막 순간 속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씨는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한 지난 18일 밤 “가족에게 미안하다. 나 때문에 우리 아이가 죽었다. 하늘에 가서 부모로서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