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중거리미사일 도발…‘핵 기폭장치’·재진입실험 가능성

김정은, 중거리미사일 도발…‘핵 기폭장치’·재진입실험 가능성

입력 2016-03-18 15:40
수정 2016-03-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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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졸브 종료일 맞춰 사거리 800㎞로 줄인 노동미사일 발사목표 상공서 탄두 폭발한 듯…핵탄두 소형화땐 탑재 가능국방부 “北 미사일 발사, 김정은 ‘핵능력 강화’ 지시 따른 것”

군 당국은 18일 북한이 노동미사일로 추정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하자 과거 북한의 미사일 도발 때에 비해 좀더 신중하고 긴박하게 북한의 이번 중거리 미사일 발사 의도와 탄착 상공에서 탄두 낙하 상황을 분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9일 핵탄두 경량·규격화 달성을 주장하고 15일에는 탄도미사일 재진입체로 추정되는 물체와 관련 시험장면을 공개한 지 사흘 만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중거리미사일을 발사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5시55분께 평남 숙천에서 발사된 1발은 북측 내륙을 가로질러 동해상으로 800여㎞까지 비행한 것으로 관측됐다. 2014년 3월 26일 발사한 노동미사일이 650여㎞를 날아갔기 때문에 이번 노동미사일은 가장 먼 거리를 비행한 사례로 꼽히게 됐다.

동해로 비행한 노동미사일은 대기권인 고도 200여㎞를 유지한 채 목표 상공에서 해상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지난 15일 공개한 ‘재진입체’를 실제 적용했거나 지난 9일 공개한 기폭장치 실험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동미사일은 여러 차례 시험발사를 했기 때문에 재진입 능력은 갖춘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기폭장치 실험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도를 높여 쏘는 것은 요격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을 수 있고, 1천㎞까지 날리면 일본에 근접해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800여㎞까지 비행하면 남한 전역을 충분히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도 “비행고도로 봐서는 대기권을 비행했다가 낙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뭔가 보여주려고 액션을 취한 것 같은 데 분명한 메시지는 주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2년 전 발사된 노동미사일의 고도는 이번에 쏜 것보다 더 높았다”면서 “재진입체를 시험하려 했다면 노동미사일보다는 무수단이나 KN-08과 같은 미사일을 이용했어야 한다. 이번에는 핵투발 수단의 장거리 비행 능력을 보여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노동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1천300㎞로 추정되어 남한 주요시설과 주한미군 기지 뿐 아니라 주일미군 기지까지 타격권에 넣을 수 있다.

군의 한 전문가는 “북한의 장거리 탐지레이더는 성능이 취약해 원거리 탄착지점의 상황 파악이 쉽지 않아 노동미사일의 사거리를 절반가량 줄여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액체연료를 줄여 사거리를 축소한 다음 목표 상공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관측하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의 주장대로 핵탄두를 경량화했다면 이번에 쏜 노동미사일의 탄두 부분에 핵물질을 제거한 내폭형 기폭장치만 넣어 목표 상공에서 폭발시켰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

2년 전 사거리를 650여㎞로 줄여 발사했을 때 목표 상공에서 탄두를 폭발시키는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노동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700여㎏이어서 핵탄두를 소형화한다면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이다.

이춘근 연구위원은 “탄두가 폭발한 상공과 해수면의 거리를 보면 기폭장치 실험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위력이 큰 핵무기일수록 높은 상공에서 폭발시키는 데 보통 지상에서 500~1천m 상공에서 터트린다”고 설명했다.

군 일각에서는 추가 발사된 1발이 17㎞ 상공 레이더에서 소실된 것과 관련, 북한이 미사일의 자세제어 또는 기폭장치에 문제가 발생하자 자동폭발 장치에 의해 자폭시켰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핵탄두 기폭장치 실험 과정에서 지상에서의 원격 자폭시험도 중요한 테스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연습의 종료일에 맞춰 의도적으로 ‘타이밍’을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도 이번 발사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에 의한 의도적인 ‘연출’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최근 김정은의 지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제1위원장이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여러 종류의 탄도로케트 시험발사를 단행하라’고 지시한 것에 따른 시험발사라는 것이다.

문 대변인은 김 제1위원장의 이런 발언을 적시하면서 “북한은 김정은의 지시로 핵능력 고도화를 위한 시험발사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우리 군은 본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핵탄두 탑재 능력과 함께 우리측 주요시설과 주한·주일미군기지 타격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계속해 단·중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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