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관계자 “리영호 해임은 정치적 숙청”

정부관계자 “리영호 해임은 정치적 숙청”

입력 2012-07-17 00:00
수정 2012-07-1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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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최룡해’ 주도 리영호 쳐내기” 분석

정부 관계자는 17일 리영호 북한군 총참모장의 전격 해임에 대해 “김정은 체제의 권력기반 강화를 목적으로 한 정치적 숙청사건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리영호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타 부처 업무에 간섭하는 등 내부갈등을 일으키고, 군 인사ㆍ통제권을 두고 최룡해 총정치국장과 마찰을 빚자 해임이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간인 출신의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최룡해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동의를 얻어 신군부의 상징인 리영호에 대해 치밀한 내사를 진행, 비리를 적발해 숙청한 사건이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통 당 관료 출신인 최룡해의 총정치국장 임명과 군의 외화벌이 기구의 내각 이관, 김정은 군부대 방문 감소 등에서 ‘군부 힘 빼기’의 작업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정은 체제 강화에 잠재적 부담이 될 수 있는 신군부 세력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담은 조치”라면서 “당 정치국 회의 명의로 당직을 해임한 것은 당의 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 1위원장이 2009년 사실상 후계자로 지명된 이후 최근까지 20여명에 달하는 고위 간부들이 리영호와 같은 운명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화폐개혁 실패로 2010년 3월 간첩혐의로 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박남기 전 당 계획재정부당, 정책에 대해 비판적 언급을 한 사실이 탈로나 해임된 것으로 알려진 홍석형 전 경제담당 비서 등이 대표적이다.

또 2011년 1월 간첩죄로 처형된 류 경 전 국가안전보위부 부부장, 지난 3월부터 사라진 우동측 전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총참모장에 이어 4군단장에서도 밀려단 김격식 등도 마찬가지다.

리영호에 대한 전격적인 해임으로 앞으로 북한 권력층 내부에서 김정은에 대한 맹목적 충성경쟁과 눈치 보기가 심화하는 이중적 현상이 전개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경제관리 개선 시도가 신군부세력 등 변화 거부세력의 위축에 따라 탄력을 받을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복지부동에 따른 정책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리영호의 해임에 불만을 품은 군부 세력이 수세국면을 탈피한 후 반격을 시도할 경우 심각한 정치불안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누구보다 신변 불안감을 크게 느낄 것이라면서 향후 돌출행동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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