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매물 나왔지만…4대 금융지주 “관심없다”

우리銀 매물 나왔지만…4대 금융지주 “관심없다”

입력 2014-06-23 00:00
업데이트 2014-06-2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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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크고 기존 은행과 시너지 효과 적다고 판단

우리은행의 매각계획이 발표됐지만 KB·신한·하나·NH 등 4대 금융지주사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박상용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금융위원회에서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상용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금융위원회에서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은행은 총 자산만 276조원에 달해 4개 지주사중 어느 한 곳이 인수하더라도 당장 ‘대한민국 리딩뱅크’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음에도, ‘관심있다’는 답변을 내놓은 곳은 하나도 없다.

그나마 인수능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KB금융조차도 “우리은행의 매입을 저울질할만한 상황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최근 LIG손해보험을 인수키로한 마당에 수조원에 달하는 우리은행의 입찰에 참여할 여력이 없다”며 “국민은행의 덩치로 볼 때도 우리은행과의 시너지는 제한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각종 금융사고와 국민은행 주전산시스템 변경 과정에서 불거진 내홍, 그에 따른 금융당국의 중징계 등으로 그룹 전반이 어수선한 상황인데다 ‘메가뱅크’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이 남아있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또 KB금융은 국민은행에 대한 지주사의 매출의존도가 83%에 달해 은행부문의 규모가 더 이상 커지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의견이 나온다.

임영록 지주회장도 앞서 “우리은행을 인수할 여건이 안된다”, “체격(덩치)보다는 체력(내실)이 중요하다”며 인수가능성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KB금융지주가 우리은행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도 흘러나온다. 2012년 7월 어윤대 회장이 우리은행의 인수를 타진하다가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입찰을 포기한 전례가 있어서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NH농협금융 등도 우리은행 인수가능성에 손사래를 쳤다.

신한금융측은 “현재로선 우리은행 입찰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자금 여력과 별개로 신한은 이미 은행의 규모 측면에서 충분하다. 우리은행까지 합치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가 될 수 있어 문제가 복잡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금융산업의 트렌드상 은행분야보다는 비금융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로 자금 여력이 없다. 올해 초 외환은행의 추가지분 40%를 사들이는 데 돈을 다 썼다”고 현실적인 이유를 댔다.

하나금융은 3년 전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을 놓고 인수 여부를 고민하다가 외환을 선택한 바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국내 금융시장은 포화 상태여서 우리은행은 덩치에 비해 인수에 따른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다른 금융그룹이 우리은행을 가져갈 경우 어차피 국내에서 제 살 뜯어먹는 경쟁만 더 심해질 뿐”이라고 덧붙였다.

NH농협금융 역시 “우투증권 패키지를 2조원에 인수해 여력도 없고 농협은행의 규모나 덩치로 볼 때 우리은행과의 시너지가 없는 것으로 내부결론을 내린 상태”라고 잘라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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