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제96회 PGA챔피언십(총상금 1천만 달러) 우승을 차지했다.

매킬로이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발할라 골프클럽(파71·7천458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를 친 매킬로이는 2위 필 미켈슨(미국)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80만 달러(약 18억5천만원)다.

올해 브리티시오픈 정상에 오른 매킬로이는 PGA 챔피언십까지 제패하며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2개를 휩쓸었다. 개인 통산으로는 2011년 US오픈과 2012년 PGA챔피언십까지 더해 메이저 4승째를 거뒀다.

또 그는 최근 브리티시오픈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쾌조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3연승은 2007년부터 2008년까지 타이거 우즈(미국)가 5연승을 기록한 이후 약 6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한 해에 메이저 2승을 거둔 것은 2008년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을 석권한 이후 올해 매킬로이가 6년 만이다.

3라운드까지 1타 차 선두였던 매킬로이는 6번 홀(파4)까지 보기만 2개를 기록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는 사이 미켈슨은 전반 9홀에서 버디만 4개를 몰아쳤고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역시 버디 5개를 쓸어담으며 매킬로이를 추월했다.

리키 파울러(미국)도 3번 홀(파3)부터 3개 홀 연속 버디를 낚는 등 전반에만 3타를 줄였다.

매킬로이는 한때 선두에 3타 차까지 벌어지기도 했으나 7번 홀(파5) 버디로 추격에 시동을 걸었고 10번 홀(파5)에서 장타 실력을 뽐내며 단숨에 선두 경쟁에 복귀했다.

그린까지 281야드(약 257ｍ) 남긴 상황에서 시도한 두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 위에 올렸고 약 2ｍ 거리의 이글 퍼트에 성공하며 이 홀에서만 2타를 줄인 것이다.

이후로는 매킬로이와 미켈슨, 스텐손, 파울러 등 네 명이 한 타 차이에서 치열한 선두 경쟁을 이어갔다.

그러나 미켈슨이 16번 홀(파4), 스텐손과 파울러는 나란히 14번 홀(파3)에서 한 타씩 잃으며 선두 경쟁에서 뒤처졌고 1타 차로 앞서던 매킬로이는 17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7번 홀 티샷이 벙커에 빠졌지만 그는 벙커에서 시도한 샷을 홀 약 3.5ｍ에 붙이면서 추격자들의 맥을 풀리게 했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매킬로이는 티샷이 워터해저드 근처로 날아갔고 두 번째 샷도 벙커에 빠지는 등 위기를 맞는 듯했으나 침착하게 파로 막아내며 우승컵을 지켜냈다.

18번 홀에서 미켈슨의 이글 시도가 살짝 빗나간 것도 매킬로이에게는 행운으로 작용했다.

매킬로이는 “이런 여름을 보내게 될 줄은 꿈도 꾸지 못했다”며 “오늘 초반에 좋지 않았지만 내 생애 최고의 경기를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켈슨에 이어 스텐손과 파울러가 14언더파로 공동 3위에 올랐다.

파울러는 올해 마스터스 공동 5위,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 공동 2위에 이어 4개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5위 안에 드는 성적을 냈다. 한 해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5위 이상을 기록한 사례는 잭 니클라우스와 우즈만 기록했던 것으로 이는 2005년 우즈 이후 9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