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지존의 품격

[패럴림픽] 지존의 품격

입력 2012-09-10 00:00
수정 2012-09-1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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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金9개·종합12위…런던 패럴림픽 11일간 열전 마침표

제14회 런던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 9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10일 새벽 4시 30분)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시작된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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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계속된다   런던올림픽 폐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에도 인간 승리의 드라마는 이어졌다. ① 뇌성마비 장애인 최예진(왼쪽)이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보치아 개인 혼성 BC3 결선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트레이너로 자신을 돌본 어머니 문우영씨와 함께 관중의 박수에 답하고 있다. ② 민병언이 올림픽 파크 내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수영 남자 배영 50m S3 결선에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은 뒤 환호하고 있다. ③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남아공)가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이어진 육상 남자 400m T44(절단 및 기타 장애) 결선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두 팔을 벌리며 감격하고 있다.   런던 연합뉴스
드라마는 계속된다

런던올림픽 폐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에도 인간 승리의 드라마는 이어졌다. ① 뇌성마비 장애인 최예진(왼쪽)이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보치아 개인 혼성 BC3 결선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트레이너로 자신을 돌본 어머니 문우영씨와 함께 관중의 박수에 답하고 있다. ② 민병언이 올림픽 파크 내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수영 남자 배영 50m S3 결선에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은 뒤 환호하고 있다. ③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남아공)가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이어진 육상 남자 400m T44(절단 및 기타 장애) 결선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두 팔을 벌리며 감격하고 있다.

런던 연합뉴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 금·은·동메달 9개씩을 거둬 당초 목표했던 금메달 11개에 못 미쳤지만 순위로는 종합 12위로 목표를 초과했다. 이날 오후 런던의 더몰에서 끝난 육상 남자 마라톤(42.195㎞)에서 김규대가 7위(1시간31분32초), 홍석만이 19위(1시간39분41)로 골인하면서 열하루 이어진 열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날 보치아 대표팀의 최예진(21)은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 보치아 경기장에서 열린 혼성 개인 BC3 결승에서 여자 선수로는 대회 사상 첫 금메달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것도 한솥밥을 먹는 동료이자 4년 전 베이징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정호원(26)을 4-3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하면서였다. 최예진은 “중증 장애인으로서 여자도 남자를 이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뇌성마비 등 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보치아 경기 중에서도 BC3 종목은 공을 직접 굴리지 않고 코치의 도움으로 마우스 스틱이나 홈통을 이용해 공을 던지는데 흰색 표적구에 가장 가까이 던진 선수가 이긴다.

초등학교 때 보치아를 처음 접하는 여느 선수와 달리 최예진은 고교 1학년 때 처음 이 종목을 접했다. 트레이너를 맡고 있는 어머니 문우영(50)씨의 뒷바라지가 큰 힘이 됐다. 최예진은 보치아를 접한 지 6년 만에 세계 정상에 등극하는 쾌거를 이뤘다. 2010년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인공 김한수(20)를 준결승에서 꺾고 결승에 오른 최예진은 합숙훈련을 함께 해 온 정호원을 만나는 부담을 안았다. 그것도 세계 랭킹 1위. 모두가 정호원의 승리를 점쳤지만 결과는 달랐다. 정호원은 경기 뒤 새로운 1인자의 탄생을 축하하며 “평소 예진이가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잘하는 후배였다.”고 덕담을 건넸다.

수영의 간판 민병언(27)은 남자 배영 S3 50m 결선에서 42초 5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 베이징대회 같은 종목에서 중국 선수에게 0초47 뒤져 은메달에 그쳤던 설움을 훌훌 날려 버렸다. 한국 수영은 지난 5일 임우근에 이어 금메달을 2개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민병언은 손발의 근육이 위축되면서 걸음걸이가 불편해지고 손발의 모양이 바뀌는 유전운동감각신경병(CMT·샤르코 마리투스 병)이란 희귀 질환을 갖고 있다. 처음엔 물을 무서워했지만 수영을 배우면서 공포를 이겨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육상 여자 200m에서 은메달을 땄던 전민재(35)는 100m T36(뇌성마비)에서 14초 70의 개인 최고 기록을 작성하며 두 번째 은메달을 따냈다.

한편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남아공)는 주 종목인 400m T44(절단 및 기타장애) 결선에서 46초 68의 대회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마지막 자존심을 세웠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2012-09-1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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