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솔모로오픈] 홍성민의 맨발샷

[메리츠솔모로오픈] 홍성민의 맨발샷

입력 2012-06-01 00:00
수정 2012-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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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1오버파 70타로 컷통과

1998년 US여자오픈에서의 박세리(35·산은금융그룹) ‘맨발샷’을 연상시키는 장면이 14년 뒤 국내 남자대회인 한국프로골프투어(KGT)에서 나왔다. 물론 상황은 많이 달랐지만 양말을 벗고 물속에서 공을 날린 뒤 캐디가 내민 골프채를 잡고 뭍에 오르던 박세리를 떠올리기에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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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골프 3년차 홍성민이 31일 메리츠솔모로오픈 1라운드 11번홀에서 양말을 벗은 오른발을 물에 담근 채 그린 왼쪽 해저드에 빠진 공을 웨지로 쳐내고 있다. 포커스인아시아 제공
한국프로골프 3년차 홍성민이 31일 메리츠솔모로오픈 1라운드 11번홀에서 양말을 벗은 오른발을 물에 담근 채 그린 왼쪽 해저드에 빠진 공을 웨지로 쳐내고 있다.
포커스인아시아 제공
KGT 메리츠솔모로오픈 1라운드가 열린 경기 여주 솔모로골프장(파71·6771야드). 2전3기로 시즌 첫 승을 벼르던 박상현(29·메리츠금융)과 함께 1번홀에서 출발한 홍성민(28·캘러웨이)이 11번홀 티박스에 섰다. 힘차게 날린 티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진 뒤 친 두 번째 샷. 공은 해저드로 둘러싸인 그린 왼쪽 에지에 떨어지는가 싶더니 경사를 타고 데굴데굴 왼쪽으로 굴러가 이내 물속으로 사라졌다. 홍성민은 캐디와 몇 마디 얘기를 나누다 곧 오른쪽 신발과 양말을 벗었다. 공이 빠진 곳은 발목만 잠기는 얕은 개울. 오른발을 물에 담근 채 웨지를 꺼내 든 홍성민은 힘차게 물과 공을 한꺼번에 쳐냈다. 20m 남짓 떨어진 깃대를 훌쩍 넘긴 공은 4m 떨어진 곳에 멈춰 섰다.

애매한 거리 탓에 파퍼트에 실패한 홍성민은 결국 보기를 적어냈다. 그러나 그는 “공을 못 쳐낼 만큼 깊지 않았다. 벌타를 먹고 지나가기엔 너무 아까웠다.”면서 “중학생 시절 봤던 세리 누나의 샷을 흉내내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웃었다. 홍성민은 1오버파 70타, 공동 40위권으로 거뜬히 컷을 통과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12-06-0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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