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안 푼다” vs “공 놓치면 죽는다”
‘별중의 별’만 초대 받는 프로배구 올스타전에 두 루키가 나타났다. 1989년생 동갑내기 레프트 서재덕(KEPCO)과 리베로 부용찬(LIG손보)이다. 신인왕을 두고도 경쟁하는 둘을 지난 8일 올스타전 직후에 만났다. 둘은 “1승씩 챙기다 보면 신인왕도 따라오지 않겠나.”라며 전의를 불태웠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2/01/10/SSI_2012011003052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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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2일 대한항공전으로 시작하는 4라운드 얘기가 나오자 웃음기를 싹 거뒀다. “확실히 프로의 벽은 높다. 모든 팀이 서브가 세고 공격 타점이나 블로킹 높이도 훨씬 높다.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에 유독 치열한 신인왕 경쟁도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고 했다. 시즌 초반엔 최홍석(드림식스)과의 양자구도였는데, 지금은 부용찬에 최민호(현대캐피탈), 류윤식(대한항공)까지 합류했다. 기록을 보면 서재덕이 득점 7위(243점), 공격종합 5위(성공률 53.06%)로 가장 활약상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서재덕은 “용찬이는 리베로로서 순간 판단능력도 뛰어나고 파이팅 넘치는 강력한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반대로 부용찬은 “재덕이의 플레이를 보면 ‘탄탄대로를 달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하다. 재덕이가 신인왕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겸양을 부렸다. 전문위원회 추천으로 올스타 멤버에 합류한 부용찬은 1라운드 3순위로 LIG에 입단했다. 곧바로 주전을 꿰찼고 디그 2위(세트당 2.914개), 리시브 8위(세트당 3.429개)를 달리며 제2의 여오현’이란 평을 듣고 있다. 서귀포 토평초등학교 3학년 때 배구를 시작해 작은 키(173㎝) 때문에 줄곧 리베로로 뛴 부용찬은 “수비할 때는 아무 생각도 안 한다. 저 공 못 잡으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디그를 한다.”고 했다. “프로에 오니 서브 리시브처럼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띈다. 배운다는 자세로 주전 자리를 굳히겠다.”고 말하는 얼굴이 꽤 진지하다. 공격수의 줄부상으로 6위(4승14패)에 머무르고 있는 팀을 돕는 것이 최대 목표라고 부용찬은 말했다. 아무래도 공격수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신인왕 경쟁은 그 다음 목표란 것.
“그런데 재덕이가 좀 푼수라서…. 신인왕 해도 괜찮을까요?”라며 슬쩍 농담을 던지는 걸 보면 어쩔 수 없는 스물둘 청년이었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훨씬 많은 것을 보여줄 두 청년 덕에 올 시즌 프로배구는 더 재미있어졌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2-01-1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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