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땅 불법증여 등 124억 탈세… 全씨 일가 줄소환 예고

오산땅 불법증여 등 124억 탈세… 全씨 일가 줄소환 예고

입력 2013-08-20 00:00
수정 2013-08-2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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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일가 재산 관리’ 처남 이창석씨 구속

검찰이 19일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처남 이창석(62)씨를 구속함에 따라 전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환수 및 일가의 불법행위 규명에 대한 수사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검찰은 최장 20일의 구속 기간에 이씨와 전 전 대통령 일가 사이의 각종 부동산, 채권 등 불법증여 거래 및 은닉자금 규모 등을 밝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눈 감은 비자금 금고지기
눈 감은 비자금 금고지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씨가 19일 밤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서울구치소로 향하는 차 안에 앉아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이호정 기자 hojeong@seoul.co.kr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은 우선 경기 오산 땅 매입에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유입, 매각 대금의 전달 경로 및 경위 등에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씨와 거래가 잦았던 차남 재용(49)씨를 먼저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1984년부터 소유했던 경기 오산시 양산동 일대 땅 95만여㎡(약 29만평) 가운데 28만㎡(8만 5000평)를 재용씨가 운영 중인 삼원코리아, 비엘에셋 등에 헐값에 매각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불법 증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350억원대의 땅을 10분의1에 불과한 38억원에 재용씨에게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씨가 나머지 46만여㎡(약 14만평)를 부동산 개발업체 늘푸른오스카빌의 대표 박정수씨가 대주주로 있는 엔피엔지니어링에 585억원에 매각한 뒤 이 중 상당 금액을 전 전 대통령 자녀들에게 넘긴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씨가 124억원의 양도세 및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를 포착해 지난 1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이씨가 재용씨에 넘긴 땅을 압류했다.

이 외에도 이씨는 재용씨가 운영 중인 비엘에셋에 161억원을 운영 자금으로 빌려 주고, 2008년 서울 중구 서소문동 일대 개발 사업을 위해 B저축은행 등 9곳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오산에 있는 390억원대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등 조카들의 뒤를 봐줬다. 비엘에셋은 재용씨가 100%를 가진 법인이고, 삼원코리아는 재용씨가 60% 지분을 가진 회사다.

이씨는 1980년대부터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재산을 관리해 온 인물인 만큼 검찰은 이씨가 소유했던 부동산, 삼원코리아 등 법인, 주유소 사업 등의 종잣돈으로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사용된 흔적을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씨 자택 등의 압수수색을 통해 오산 땅 매각 대금 등 재산분배 방법이 적힌 문건을 확보했으며, 이씨로부터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재산을 관리했다는 진술을 받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조카 이재홍(57)씨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매입, 관리해 온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 부촌인 ‘유엔빌리지’ 부지 578㎡에 대한 압류 절차도 진행하는 등 다른 차명 부동산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친인척이 관리한 부동산 등 차명재산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재국·재용씨 등 자녀들의 일부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출판사 시공사와 각종 미술품 등 장남 재국씨 소유 자산에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유입됐는지와 이 과정에서 탈세, 횡령 등의 범죄 혐의가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특히 지난달 해외 페이퍼컴퍼니 계좌를 개설했던 아랍은행 싱가포르지점 관계자를 소환조사하는 등 재국씨가 해외로 빼돌린 170만 달러의 출처와 사용처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아울러 재용·재만씨가 미국에 보유했거나 보유 중인 부동산 등의 매입 자금 출처 조사와 관련해 미 사법 당국과 세무 당국에 협조를 요청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3-08-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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