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방울로 10분만에’ 말라리아 진단 키트 시제품 나왔다

‘피 한방울로 10분만에’ 말라리아 진단 키트 시제품 나왔다

입력 2016-08-24 09:07
수정 2016-08-2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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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노을’ 개발…유엔 과학기술혁신 포럼서 주목

피 한방울로 말라리아의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 스타트업 기업인 ‘노을’(공동대표 임찬양·이동영)은 말라리아 진단 키트 ‘AID-MAT’ 시제품을 만들었다고 24일 밝혔다.

임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키트는 당뇨 환자가 채혈하듯 손끝에서 피 한 방울을 뽑아 모바일 디지털 현미경에 넣으면 자동으로 진단을 해주는 인공지능 시스템”이라며 “과거 현미경 진단법은 숙련도에 따라 다르지만 1시간 정도 걸린반면, 우리가 개발한 키트는 10∼20분이면 진단이 끝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말라리아 감염 여부를 모바일로 확인할 수 있다”며 “오는 9월부터 캄보디아, 내년 초에는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임상시험을 할 계획이며 빠르면 2017년부터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말라리아는 모기에 물려 발생하는 급성 열성 전염병이다. 배우 김성찬이 1999년 KBS ‘도전 지구탐험대’ 촬영차 라오스 오지를 방문했다가 이 병에 감염돼 유명을 달리하면서 그 심각성이 국내에도 알려졌다.

2015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60만∼70만 명이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하며, 이 가운데 90%는 아프리카와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에 집중돼 있다. 치사율을 줄이려면 예방약을 복용하고,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정확한 조기 진단이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말라리아 진단은 현미경으로 진행됐다. 의심되면 피를 뽑아 현미경으로 말라리아 원충을 찾아내는 방법이다.

이 진단법은 전문 인력을 요구하고 많은 피를 뽑아야 한다는 단점을 갖고 있는데 노을이 개발한 진단 키트는 이런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노을은 이 기술을 앞세워 미국의 글로벌 인큐베이터 1776의 스타트업 경진대회인 ‘1776 챌린지컵’에 한국을 대표해 출전했고, 지난 6월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과학기술혁신 포럼’에서 ‘주목할 만한 15개의 이노베이터’로 선정됐다.

앞서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지난해 말 ‘창의적 가치창출 프로그램(CTS)’ 1기 팀으로 노을을 선정했다. 총 3억 원을 펀딩했고, 시제품 완성을 도왔다.

KOICA 관계자는 “노을의 진단 키트는 말라리아 퇴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CTS 프로그램에 론칭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노을은 피 한 방울로 말라리아뿐만 아니라 결핵, 빈혈 등도 진단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바이오 메디컬 연구원이었던 이동영 대표는 말라위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현지의 심각한 질병 문제와 열악한 보건·의료 환경을 경험했다.

이 대표는 “감염 질환이 퇴치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쉽고,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며 “진단 키트를 현지에 보급하는 것만으로도 일차적인 해결 방안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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