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사례로 본 자궁내막증

환자 사례로 본 자궁내막증

입력 2013-01-28 00:00
수정 2013-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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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후반 생리통 시작… 성교통까지, 가임기 여성 수술보다 시험관 시술을

증권회사 직원인 김모(37)씨는 결혼 후 4년간 임신을 미뤘다. 직장 일이 바빠 임신이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최근 근무 여건이 바뀌면서 아기를 가져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 후 여섯달. 생각과 달리 임신이 되지 않았다. 이상한 생각에 병원을 찾았다. 전부터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김씨는 생리통과 경미한 성교통을 느껴 왔다. 생리통은 20대 후반부터 시작돼 점점 정도가 심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그럴 때마다 진통제를 복용하며 견뎠다. 의료진은 초음파검사를 권했다. 초음파 영상으로 보니 왼쪽 난소에 4㎝ 정도의 난소 낭종이 보였다. 가임력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검사에서는 뮬러리안 호르몬 수치가 낮았다. 배란 유도제를 사용해 임신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의료진은 복강경검사를 시도해 자궁내막증을 확인했다. 골반 유착을 동반한 중증이었다. 정상 임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시험관 아기 시술을 시도, 3번째 만에 임신에 성공했다. 김씨는 다행히 출산 후 생리통이 완화됐으며 의료진이 자궁내막증의 난소 낭종을 주시하고 있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박찬우 교수는 “김씨는 내원 당시 자궁내막증에 따른 2차성 생리통과 성교통을 호소했으며 복강경검사를 통해 중증의 자궁내막증이 확인된 사례”라면서 “이 경우 수술도 가능하지만 김씨는 가임력이 낮아 수술보다 시험관 아기 시술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난소 낭종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을 시도할 경우 가임력이 더 떨어져 자칫 영구 불임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2차성 생리통과 성교통, 만성 골반통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자궁내막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가임력이 우려되는 수준이라면 당연히 수술보다 시험관 아기 시술을 통한 임신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2013-01-2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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