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유인권(44·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소속된 STAR연구팀이 인류역사상 가장 무겁고 안정적인 반(反)물질 원자핵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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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유인권(44·물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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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유인권(44·물리학과) 교수.
유 교수팀 등 12개국 54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중이온 충돌실험에 관한 국제연구그룹인 STAR연구팀은, 최근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에 있은 상대론적 중이온충돌기(RHIC)를 이용한 ‘고에너지 금핵-금핵 충돌실험’에서 ‘반물질 헬륨4 원자핵’을 최초로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2000년부터 10년이 넘는 연구 끝에 중이온 충돌실험에서 반물질 원자핵 헬륨4를 18개나 검출했다.
입자물리학계는 이 연구 성과가 앞으로 우주 탄생의 비밀을 밝히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학계는 137억년 전 우주가 대폭발, 즉 빅뱅을 일으켜 탄생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물질과 반물질이 생겼는데 반물질은 모두 사라져 버려 지금까지 의문으로 남아 있다.
실험 내용을 담은 이 논문(Observation of the antimatter helium-4 nucleus)은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다.
헬륨4 원자핵은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한 반물질로서는 가장 무거운 원자핵이다. 과학계는 헬륨4 원자핵보다 더 무겁고 방사성 분열을 하지 않는 반물질 원자핵종을 발견할 확률은 이번 발견 과 비교해 100만분의 1, 또는 그 이하로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 발견은 인류가 찾은 가장 무거운 반물질 원자핵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물리학의 가장 큰 수수께끼 중의 하나는 빅뱅 초기에 같은 양으로 생성됐을 물질과 반물질 중에서 ‘왜 지금의 세상은 오로지 물질로만 구성됐을까’하는 의문이었다.
유 교수는 “이번 발견은 올해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돼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반물질을 탐색하게 될 AMS 실험과도 직결돼 있고, 앞으로 스위스 선(CERN) 등에서 진행 중인 반물질 연구에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CERN에서 세계 최대의 가속기인 강입자 충돌기에서 미국의 상대론적 중이온충돌기보다 무려 수십배의 에너지로 중이온충돌 실험이 진행되고 있어, 어떤 반물질이 얼마나 발견될 것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물질(反物質·antimatter)이란?
보통의 물질을 구성하는 소립자(양성자, 중성자, 전자 등)의 반입자(반양성자, 반중성자, 양전자 등)로 구성되는 물질을 말한다. 입자와 반입자가 만나면 상호작용해 감마선이나 중성미자로 변하기 때문에 존재를 확인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전자의 반물질인 양전자, 양성자의 반물질인 반양성자가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반물질 헬륨원자핵 4는 이들보다 각각 8000배, 4배정도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