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서울 송파구 삼전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80대 부부와 50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외부 침입 흔적은 없었고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됐지만, 이들이 왜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는 여전히 미궁이다. 노부부가 살던 다세대주택은 시가 30억원 정도로, 부부는 이 건물의 소유주라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모와 따로 거주하며 가정이 있는 50대 아들까지 극단적 선택을 할 이유는 더 찾기 어려워 의문은 커지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달 28일 오후 삼전동의 한 빌라에서 숨진 부부와 아들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들과 연락이 닿지 않자 직접 집을 방문한 부부의 또다른 자녀로부터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외부 침입 등 타살 정황은 따로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이들의 사인을 음독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부부는 다세대주택 건물을 소유하고 있었고, 기초생활수급자 등 복지 대상도 아니었기 때문에 재정적 문제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남편이 몇 년전부터 앓던 암이 폐로 전이됐다는 이웃주민 등의 진술 등을 고려해 건강문제에 관한 조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아내도 최근 수술을 받은 후에는 거동이 사실상 불가능해 항상 휠체어를 이용했다고 이웃주민들은 전했다. 이웃주민 김모(72)씨는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하는 사이였지만,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휠체어에 태우고 놀이터를 산책할 때마다 참 보기 좋은 부부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삼남매 중 장남인 50대 아들이 함께 숨진 이유를 유의깊게 보고 있다. 50대 아들은 평소에는 부모와 떨어져 생활하고 가족도 따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주민들은 “노부부가 병원에 갈 때마다 와서 도울 정도로 효심이 깊어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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