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오랜 벗’ 이용수 할머니의 작별 인사

[포토] ‘오랜 벗’ 이용수 할머니의 작별 인사

입력 2025-02-18 11:12
수정 2025-02-1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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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의 발인식이 치러진 인천적십자병원 장례식장.

길 할머니의 시신이 담긴 관이 안치실에서 나와 운구차로 향하자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눈물을 쏟으면서 오랜 벗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이 할머니는 길 할머니의 시신이 실린 운구차를 향해 연신 손을 흔들면서 “(길 할머니는) 대한민국을 다시 찾는 데 정말 큰 역할을 했다”며 울먹였다.

길 할머니는 최근 1주일간 감기에 시달리며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다가 지난 16일 연수구 자택에서 향년 97세로 생을 마감했다.

길 할머니의 빈소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우원식 국회의장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화환을 보내거나 직접 조문하면서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발인식에서 길 할머니의 아들은 “어머니는 언제나 아들의 목회 활동에 방해가 될까 걱정하셨던 분”이라며 “다시 만날 때까지 천국에서 편안하게 쉬시길 바란다”고 애써 눈물을 삼켰다.

길 할머니의 며느리는 이날 발인식 중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리면서 바닥에 주저앉기도 했다.

길 할머니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는 이날 발인식을 마친 뒤 인천가족공원 화장장으로 향했다.

길 할머니는 1928년 평안북도 희천에서 태어나 평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13살 때 공장에 취직하는 줄 알고 중국 만주로 향했다가 일본군 위안부로 수난을 겪었다.

길 할머니는 1998년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한 뒤 일본군 성노예제의 진상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활발하게 활동했다.

2004∼2020년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평화의 우리 집’에서 생활하며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에 꾸준히 참여했다.

길 할머니는 유엔 인권이사회와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참석해 피해를 증언했을 뿐만 아니라 호주, 캐나다, 미국,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등 세계 각지를 돌며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을 위한 활동도 벌였다.

길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7명으로 줄었다.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모두 240명으로 이 중 233명은 사망했다.

연령별 생존자는 90∼95세 2명, 96세 이상 5명이다. 평균 연령은 95.7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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