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둘째날인 26일 오전 인기 요리사 최현석 셰프와 보조 셰프들이 분주한 손길로 펄펄 김이 나는 떡국을 그릇에 담자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쪽방촌에는 구수한 냄새가 널리 퍼졌다.
서울시립 서울역쪽방상담소는 엿새간의 긴 연휴에도 만날 가족 없이 외로이 시간을 보내는 쪽방 주민들이 온정을 느끼며 설을 쇨 수 있도록 최 셰프와 함께하는 떡국 나눔 행사를 준비했다.
최 셰프를 비롯한 상담소 직원들은 이른 시간부터 모여 주민 200명에게 대접할 떡국을 준비했다. 인근 가게에서 애호박전, 동그랑땡 등 모둠전과 과자 등도 마련했다.
긴 연휴 속에 휴일을 반납한 터였지만 누구도 얼굴에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배식 시간인 오전 11시를 전후하자 휑하던 상담소 주차장은 금세 쪽방 주민들로 가득 찼다.
한 주민은 주차장에 들어서자마자 “감사합니다”를 외치더니 푸드트럭 안에 있는 최 셰프를 찾아가 “이 어려운 동네에 오셔서 명절날 쉬지도 못하고…”라며 다시 한번 인사를 전했다.
고기와 달걀 지단, 김과 파가 듬뿍 올라간 떡국을 한 그릇씩 받아 든 이들은 뜨끈한 떡국의 온기보다 동네가 오랜만에 사람들의 훈기로 가득 찬 것이 더욱 반가운 듯했다.
배식을 마친 최 셰프와 상담소 직원들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떡국을 직접 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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