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시는 지난 17일 김제 지평선새마루에서 김제콩으로 만든 각종 음식을 100여명의 시식평가단에게 선보였다. 김제시 제공
콩으로 메주만 쑤는 시대는 지났다. 두부와 쌀, 치즈를 넣어 피자를 만들고 비건인들을 위해 고기를 대체할 떡갈비도 만든다. 두부면에 콩물을 섞으면 파스타도 완성된다. 정부의 쌀 재배 감축정책에 대응해 지역 특화 품목인 논콩의 가공 및 조리법을 개발해 이를 활용한 로컬 관광 상품화 연계에 나선 전북 김제시의 도전이 관심을 받고 있다.
김제시는 전국 최대 논콩 생산지(5981ha)로 논콩 생산량의 26%를 차지하고 있다. 쌀 공급과잉 해소와 수급 안정 여건 조성을 마련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논에 콩을 심은 결과다. 그러나 고품질의 대체 작물을 생산해도 유통·판매가 이뤄지지 않게 되면 농가들이 고스란히 손해를 떠안게 된다. 이에 김제시는 대체작물 판매처를 확대해 농민들의 안정적인 수입 기반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시는 지난 17일 김제 지평선새마루에서 김제콩 상품화를 통한 로컬 시그니처 관광 프로그램 개발 용역 평가 및 시식회를 진행했다. 지역 농가와의 협업을 통해 두 달여간의 조리법 개발 및 전수교육 과정을 거쳐 탄생한 12종 메뉴를 선보였다. 외부 시식평가단 등 100여 명이 참여한 이번 평가시식회에는 통해 콩과 쌀을 섞어 만든 전복찜, 멘보샤, 떡갈비, 김밥, 피자, 푸딩 등 다양한 메뉴가 전시돼 호평받았다.
정성주 김제시장은 “벼 대체작물 중 국내 논콩 최대 생산지인 김제시에서 콩을 활용한 신제품과 레시피를 개발해 로컬 관광상품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농업인 소득안정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는 대체작물 비율에 따른 지역별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미 지역의 상당수의 농민이 논에 쌀 대신 콩을 심었지만, 정부의 정률 감축정책으로 다른 지자체와 같이 12~13%씩 벼 재배면적을 더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김제시 한 농민은 “정부가 강제하기 전부터 대체작물 비율을 높인 지자체에 대한 예외 규정이 필요하다”며 “이미 벼 재배를 줄인 농민들에게도 추가 감축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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