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짜장면 발상지’ 상권·정체성 갈등 ‘곱빼기’로
화교 상점 줄어… 70% 한인 운영
상인회 양분돼 행사 따로 치러
“화상 지원해야” “곁 안 줘 서먹”
![인천 중구 선린동과 북성동 일대 인천차이나타운 전경. 최근 타운 내 한국인이 운영하는 상점들이 늘면서 기존 화교 상인들과의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24/06/04/SSC_20240604182440_O2.jpg)
![인천 중구 선린동과 북성동 일대 인천차이나타운 전경. 최근 타운 내 한국인이 운영하는 상점들이 늘면서 기존 화교 상인들과의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24/06/04/SSC_20240604182440.jpg)
인천 중구 선린동과 북성동 일대 인천차이나타운 전경. 최근 타운 내 한국인이 운영하는 상점들이 늘면서 기존 화교 상인들과의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4일 인천 중구와 상인회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인천 중구 선린동과 북성동 일대 인천차이나타운에 있는 약 100여개 상점 중 70%를 한국인이 운영 중이다.
조세옥 인천차이나타운 상인연합회 사무장은 “거리를 대표하는 중식당은 총 22곳이고, 이 중 화교가 운영하는 중식당이 15곳으로 10년 전보다 3곳 정도 줄었다”면서 “그 빈자리를 한국인이 운영하는 중식당이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커피숍, 기념품 소매점 등 다른 업종의 경우 내국인 점포가 많이 늘고 있다. 이에 타운 안에서 한국인 중심 상인회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타운 내 상인회는 화교 중심의 ‘인천차이나타운 화상연의회’와 한국인 상인들 중심의 ‘인천차이나타운 상인연합회’로 양분돼 있다. 상인회가 제각각 운영되면서 화교와 한국인 상인들 역시 화합하지 못하고 있다. 설 명절 연휴 기간과 단오 등 ‘대목’ 때 제각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한 중식당 관계자는 “인천차이나타운이 ‘짜장면 발상지’로 이미지가 고착화되면서 ‘원조’ 경쟁이 붙더니 한국인 상점이 점차 늘기 시작함에 따라 양국 상인들 간 매사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서학보 인천차이나타운 화상연의회 회장은 “인천차이나타운은 엄연한 대한민국의 관광 자산”이라면서 “차이나타운의 이미지를 지켜야 관광지로서의 경쟁력을 지킬 수 있는 만큼 화교들의 영업을 장려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현대 인천차이나타운 상인연합회 회장은 “수년 전부터 지역 발전을 위해 화상연의회 측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우리와 맞지 않는다’며 곁을 주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천 중구 관계자는 “상인회가 화교와 한인들로 따로 운영 중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양측 관계에 개입하는 일은 매우 조심스럽다”며 “거리의 발전을 위해 양측이 화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4-06-0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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