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때 실종 獨 입양된 아들… 42년 만에 “엄마”

4살 때 실종 獨 입양된 아들… 42년 만에 “엄마”

홍인기 기자
홍인기 기자
입력 2023-03-17 01:26
수정 2023-03-17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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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모, 수원서 잃어버려 평생 찾아
아들, 2009년 귀국해 유전자 등록
작년 친모 유전자 채취로 이뤄져
여주에서 상봉… “뿌리찾아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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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1월 경기 수원버스터미널에서 실종된 이후 독일로 입양됐던 A씨가 16일 42년 만에 가족을 찾았다. 사진은 A(가운데)씨가 경찰, 아동권리보장원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경찰청 제공
1981년 1월 경기 수원버스터미널에서 실종된 이후 독일로 입양됐던 A씨가 16일 42년 만에 가족을 찾았다. 사진은 A(가운데)씨가 경찰, 아동권리보장원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경찰청 제공
42년 전인 1981년 1월 당시 네 살이던 A씨는 경기 수원버스터미널에서 실종됐다. A씨의 어머니 B씨는 평생 아들을 애타게 찾았다. 실종 이후 독일로 입양됐던 A씨는 2009년 한국을 찾아 수원서부경찰서에서 유전자를 채취했다. ‘가족을 찾고 싶다’는 일념으로 기다렸지만, 10년 넘게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했다.

모자는 헤어진 지 42년이 훌쩍 지난 16일 어머니 B씨가 운영하는 경기 여주의 한 식당에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 봤다. 헤어질 당시 어린아이였던 A씨는 중년이 됐고 20대였던 B씨는 할머니가 됐다.

경찰청, 외교부, 아동권리보장원은 모자의 극적인 상봉이 “2020년부터 시행된 ‘해외 한인 입양인 가족 찾기’ 제도를 통해 가족이 만난 세 번째 사례”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모자의 만남은 지난해 6월 어머니 B씨가 여주경찰서에 ‘헤어진 아들을 찾고 싶다’며 유전자를 채취하면서 이뤄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미 제출돼 있던 아들 A씨의 유전자와 B씨의 유전자를 대조·분석한 결과 친자 관계 가능성이 있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

독일에 사는 A씨는 지난해 11월 주독일 한국대사관을 방문해 유전자를 다시 채취했고, 지난 1월 두 사람의 친자 관계가 최종적으로 확인됐다. 이후 여주경찰서와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가 상봉 일정과 장소, 방식 등을 조율해 이날 극적으로 A씨의 형을 포함해 가족이 만나게 됐다.

A씨는 “친가족과 재회하게 된 건 큰 축복”이라며 “마침내 나의 과거와 뿌리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둘째를 찾게 해 달라고 날마다 기도했다는 B씨는 “유전자 등록 덕분에 결국 아들을 찾을 수 있었다. 도와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2023-03-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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