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낀 지체장애 승객 구하려 시민 30명 ‘지하철 밀어’ 구조

다리 낀 지체장애 승객 구하려 시민 30명 ‘지하철 밀어’ 구조

이하영 기자
입력 2022-04-19 10:53
수정 2022-04-1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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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서울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발생한 승강장과 열차 사이 지체 장애인의 다리 낌 사고 현장에서 소방 대원들이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서울중부소방서 제공  
 지난 16일 서울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발생한 승강장과 열차 사이 지체 장애인의 다리 낌 사고 현장에서 소방 대원들이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서울중부소방서 제공
 
지하철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 틈에 다리가 빠진 한 지체 장애인을 구하려고 시민 30여명이 한마음으로 열차를 밀어 구해냈다.

19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6시쯤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전동차에서 하차하려던 지체 장애인의 오른쪽 다리가 승강장 사이 틈에 깊게 끼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칸 문 가까이에 서 있던 남성 승객들이 사고자의 다리를 빼내 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자 주변에 서 있던 몇몇 승객들이 전동차 밖으로 나와 차를 밀기 시작했다. 승객들이 하나 둘 움직이자 해당 칸과 옆 칸에 있던 승객들도 속속 나와 사고 현장에 힘을 보탰다. 해당 역에서 근무하던 직원들도 현장에 총출동해 시민들과 함께 구조에 나섰다.

그렇게 시민 30여명이 약 10여분간 사투를 벌인 끝에 해당 사고자의 다리를 뺄 수 있었다. 현장에 있던 김모씨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처음엔 몇 명의 승객만 전동차를 밀었지만, 점점 시민들이 늘더니 30여 명이 다 함께 구호를 맞추며 이를 도왔다”며 “아비규환인 상황에서도 모두 한뜻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철 운행은 지연됐지만, 아직 우리 사회엔 따뜻한 분들이 많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사고자는 곧바로 현장에 출동한 구급 대원들에게 인계돼 응급조치를 받았다. 지체 장애인인 그는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아 체구가 작고 왜소해 좁은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 틈에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사고를 당한 승객 분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이라면서 “앞으로 유사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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