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만에 열린 대면 수요집회…소녀상 앞 반일·보수단체 대치

16개월 만에 열린 대면 수요집회…소녀상 앞 반일·보수단체 대치

오세진 기자
입력 2021-11-03 22:10
수정 2021-11-0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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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단체, 경찰 배치·질서유지선에도 충돌
1인 시위 등 끝낸 수요집회에 70여명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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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시행을 계기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약 1년 4개월 만에 집회 형태로 열렸다. 3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집회 참여자들이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행을 계기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약 1년 4개월 만에 집회 형태로 열렸다. 3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집회 참여자들이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조치 시행으로 서울에서도 집회 개최가 가능해지면서 한동안 1인 시위 등으로 진행된 ‘수요집회’가 약 1년 4개월 만에 다시 집회 형태로 열렸다.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부정하는 보수단체가 시위를 방해하면서 크고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학생단체 ‘반일행동’ 회원 10여명은 3일 오전에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자리 주변을 점거했다. 이 자리는 보수단체 ‘자유연대’가 집회신고를 한 장소였다. 반일행동 회원들은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즉각 폐기’, ‘일본 정부의 전쟁범죄 사죄’를 뜻하는 문구가 적힌 팻말과 현수막 등을 들고 농성을 벌였다.

경찰은 두 단체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사전에 소녀상 주변에 질서유지선을 설치하고 기동대 경찰관 240여명을 배치했다. 자유연대 회원 20여명은 질서유지선 너머에 있는 반일행동 회원들에게 확성기로 “불법 점거를 풀지 않으면 민형사 소송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일부 자유연대 회원은 ‘위안부 사기’라는 글자가 적힌 푯말을 들고 반일행동 회원들에게 접근해 시비를 걸었다. 경찰관을 밀거나 질서유지선을 넘어뜨리기도 했다.

불법집회를 중단하고 해산하라는 경찰의 경고방송에도 계속 자리를 지킨 반일행동과 자유연대 간 대치가 이어지는 동안, 정의기억연대는 소녀상에서 약 20m 떨어진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제1516회 수요집회를 진행했다. 집회에는 7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수요집회는 지난해 7월 8일 1447회 집회 이후로 온라인 생중계를 병행한 기자회견, 1인 시위 형태로 진행돼 왔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극악한 구호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언어들로 피해자들의 멍든 가슴을 다시 후벼 파는 이 현장이야말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증거”라며 “일본 정부가 사죄할 때까지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1-11-0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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