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도 다 돌렸는데… 예식장에 오지 말라고 해야 하나요”

“청첩장도 다 돌렸는데… 예식장에 오지 말라고 해야 하나요”

이주원 기자
입력 2020-12-07 22:28
수정 2020-12-08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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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단계 격상에 우는 예비부부들

뒤바뀌는 하객 제한 방침에 지쳐
강제성 없는 연기·보증인원 조정
예식장과 위약금 분쟁 늘어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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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 서울 동대문구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문다예(30·가명)씨는 정부가 지난 6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겠다고 발표하자 고민에 빠졌다. 문씨는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식을 이미 두 번이나 미뤘다”며 “이번엔 청첩장도 다 돌렸기 때문에 초대 인원을 줄이기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8일 0시부터 오는 28일까지 3주간 방역 고삐를 죄기로 하면서 결혼식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기존 거리두기 2단계에서는 100명 미만으로 결혼식 진행이 가능했지만 2.5단계 격상에 따라 참석 가능 인원이 50명 미만으로 줄었다.

길게는 1년 전부터 결혼을 준비한 이들은 자꾸만 바뀌는 정부 방침에 불만이 크다. 지인들에게 소식을 다시 전해야 할 뿐만 아니라 예식 계약을 조정하고 예약금을 돌려받는 등의 문제로 예식장과 다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초 결혼식을 두 달 미뤘던 김모씨는 “정상적인 진행이 가능한 날짜를 하염없이 기다릴 수 없어 손해를 보더라도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2일 결혼을 앞둔 한 시민은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결혼식장이 철저하게 방역을 하고 방역 지침을 지키면서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없었던 결혼식장을 왜 자꾸 건드리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결혼식장이 소규모 집단감염의 발원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식장 안에서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아 밀접접촉이 발생하거나, 사진촬영을 하며 마스크를 벗는 등 방역지침 준수 미흡 사례도 빈번히 적발돼 ‘방역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혼식 참석 인원 제한이 강화되면서 예비부부와 결혼업계 간 분쟁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부터 시행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예식업 분야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및 표준약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집합 제한 조치가 내려졌을 땐 위약금 없이 예식 일정을 연기하고 최소 보증 인원을 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반드시 따라야 할 강제성은 없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20-12-0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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