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체르노빌, 인도양 쓰나미’…태안기름사고도 유네스코 등재되나

‘러시아 체르노빌, 인도양 쓰나미’…태안기름사고도 유네스코 등재되나

이천열 기자
이천열 기자
입력 2020-12-07 15:55
수정 2020-12-0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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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체르노빌 원전사고, 인도양 쓰나미…그리고 조선왕조실록’

이같은 세계적 재난이나 역사 기록처럼 충남도가 태안 기름유출사고 발생·복구 과정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려고 나섰다. 박창순 도 주무관은 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나라는 훈민정음 해례본 등 16건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했지만 재난 기록물 등재는 아직 없다”면서 “오는 2023년 등재를 목표로 태안기름사고 자료수집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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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말 태안기름유출 사고가 터지자 전국에서 달려온 자원봉사자들이 구름포 해변에서 줄을 지어 갯바위를 닦아내고 있다. 태안군 제공
2007년 말 태안기름유출 사고가 터지자 전국에서 달려온 자원봉사자들이 구름포 해변에서 줄을 지어 갯바위를 닦아내고 있다. 태안군 제공
도는 현재까지 유류피해극복기념관과 태안군청 등에 방제일지, 자원봉사자 수기, 사진, 동영상 등 모두 20만건의 자료가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이 자료를 선별한 뒤 문화재청 선정을 거쳐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중국 난징대학살 기록 등재 후 일본이 반발하는 데다 코로나19 판데믹까지 겹쳐 유네스코 회의가 미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주무관은 “일본의 반발로 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 등재 선정 시스템을 개선하느라 회의 개최를 못하는 것으로 안다”며 “문화재청이 선정한 4.19혁명과 동학농민혁명 등 국내 2개 기록물도 지체돼 태안기름사고 것도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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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말 기름유출 사고가 터져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을 덮치자 방제요원과 전국 자원봉사자들이 달려와 기름을 걷어내고 있다. 태안군 제공
2007년 말 기름유출 사고가 터져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을 덮치자 방제요원과 전국 자원봉사자들이 달려와 기름을 걷어내고 있다. 태안군 제공
태안기름유출사고는 2007년 12월 7일 삼성중공업 예인선이 허베이스피리트호 유조선을 들이받으면서 만리포 등 태안 앞바다를 온통 기름으로 뒤덮은 재앙이다. 사고가 터지자 전국에서 달려온 123만 자원봉사자가 이듬해 여름까지 7개월 동안 손수 헝겊으로 갯바위를 닦아내는 등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복구작업을 벌여 푸른 바다로 되돌려놓았다. ‘서해의 기적’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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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말 태안기름유출사고로 태안 해안 양식장에서 자라는 굴이 검은 기름으로 범벅이 됐다. 태안군 제공
2007년 말 태안기름유출사고로 태안 해안 양식장에서 자라는 굴이 검은 기름으로 범벅이 됐다. 태안군 제공
도는 이날 예산 스플라스 리솜리조트에서 국제콘퍼런스를 열고 로슬린 러셀 전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 의장 등으로부터 재난기록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방법과 전략 등을 들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이 자리에서 “세계적 환경 전문가들의 비관에도 기름사고를 복구한 과정은 우리 국민이 일궈낸 대서사시로 인류가 보존하고 계승할 기록물로 전혀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예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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