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 추모공연·기념사 등 50분간 진행
희생자 가족·항쟁 유공자 무대 올라 눈길5·18 해외에 알린 외국인 유족들도 참석
이낙연 총리 “9월부터 진상규명위 가동…책임져야 할 사람들 진실의 심판 받을 것”

광주 연합뉴스

전두환 기념비 밟고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광주 북구 망월동 5·18 옛 묘역에 들어서면서 바닥에 묻힌 전두환 기념비를 밟고 있다. 옛 묘역 길목의 전두환 기념비는 1982년 전남 담양군 마을을 방문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세운 비를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가 1989년 부순 뒤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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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린 기념식은 추모공연과 헌화·분향, 경과보고, 국민의례, 기념사, 기념공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의 순으로 50분간 진행됐다. 5·18을 주제로 제작된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주인공 김꽃비와 김채희씨가 기념식 진행을 맡았다.
추모공연에는 5·18 당시 시민 참여 독려를 위해 길거리방송을 진행했던 전옥주(본명 전춘심)씨가 출연해 당시 상황을 재현했다. 또 5·18 때 행방불명된 이창현(당시 8세)군과 창현군을 찾아 헤맨 아버지 귀복씨 사연을 영화 ‘택시운전사’와 ‘화려한 휴가’의 명장면을 모아 현장뮤지컬로 각색한 ‘씨네라마’에 담아 5·18의 과정과 의미를 재조명했다. 광주 서구 양동에 살았던 창현군은 1980년 5월 19일 집을 나간 뒤 사라져 1994년 5·18 행방불명자로 등록됐다.
이 총리는 기념사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부터 38년이 흘렀다. 그러나 아직도 끝내지 못한 일이 있다”며 “첫째는 진실규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리는 “요즘 들어 5·18의 숨겨졌던 진실들이 새로운 증거와 증언으로 잇따라 나오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들어 제정된 5·18 특별법에 따라 진상규명위원회가 9월부터 가동되면 어떤 제약도 받지 않고, 아무런 의혹도 남기지 않고, 진실을 완전히 밝혀 줄 것이라고 저는 믿는다”고 역설했다. 그는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사실을 왜곡하고 광주의 명예를 훼손하기도 했다”며 “진실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역사의 복원과 보전’도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옛 전남도청이 5·18의 상징적 장소로 복원되고 보존되도록 광주시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역사자료를 더 보완하도록 광주시 및 유관단체들과 협력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광주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눈물 흘리는 파란눈의 목격자
1980년 5월 항쟁을 목격하고 증언한 바버라 피터슨(왼쪽 두 번째)이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38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추모공연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오른쪽부터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타트와 5월 항쟁의 진실을 해외에 알린 찰스 베츠 헌틀리 목사의 부인 마사 헌틀리.
광주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광주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서울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8-05-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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