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기 前비서관 등 부처에 지시…9900만원 규모 불법 수의계약
최순실(61·구속 기소)씨 소유로 알려진 광고업체 플레이그라운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관련 영상물 제작업체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특혜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29일 국회의 요구에 따라 ‘소녀보건교육프로그램 영상물 제작 등 계약 추진실태’ 감사를 진행해 위법·부당 사항 4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정만기 전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은 지난해 1월 21일부터 4월 21일까지 7차례에 걸쳐 청와대에서 박 전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 관련 ‘정부합동TF회의’를 총괄했다. 이 자리에는 외교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미르재단, 플레이그라운드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순방에 맞춰 코리아에이드 사업(의료지원 사업)을 진행했는데 여기서 쓰일 영상물과 책자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정 전 비서관이 영상물 제작에 있어 미르재단에 협력하거나 미르재단 입장을 긍정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협조하라고 지시한 점이다. 이에 앞서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은 정 전 비서관에게 미르재단이 회의에 참석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김성현 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 겸 플레이그라운드 이사가 회의에 참석했다.
김 전 사무부총장은 지난해 2월 보건복지부에 ‘소녀교육 프로그램 실행 계획’을 제안했고, 복지부는 영상물 제작 발주기관인 의료재단을 상대로 플레이그라운드에 영상물 제작 용역을 맡기도록 지시했다. 플레이그라운드는 지난해 5월 의료재단과 9900만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7-03-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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