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표창에 후보자 9명 제외돼…인천경찰청 “표창 재심사 방침”
퇴임을 앞둔 인천지역의 한 경찰서장이 타 경찰서에 근무하는 아들에게 표창을 줘 논란이 일고 있다.10일 인천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관내 모 경찰서 A(60) 총경은 지난해 12월 인천지역 내 다른 경찰서에 근무하는 아들 B(33) 순경을 포함한 직원 29명에게 서장 표창을 했다.
서장이 타 경찰서 직원에게 표창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경찰서 간 공조·지원업무에서 공적을 세운 직원에게만 국한되는 사례다.
B 순경은 지난해 9월 20일∼12월 11일 신호위반 등 단속 52건과 체납차량 번호판 영치 40여 건의 성과를 올리는 등 교통 선진화 확보에 기여했다.
그러나 B 순경은 “아버지로부터 표창을 받고 싶다”고 해 A 서장이 근무하는 경찰서 표창 대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해당 경찰서 관계자는 “지난달 13일 서장직 퇴임을 앞둔 A 총경은 자신 명의로 아들에게 표창을 주기를 원했고, 공적심사위원회가 이를 거절하지 못해 B 순경을 표창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남부서 경찰 9명이 표창 후보자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서장 표창은 매달 열리는 경찰서 계장급 7명으로 구성된 공적심사위원회에서 직원들의 성과를 상대평가해 공적이 높은 직원들(1년 기준 경찰서 총원의 50%)에게 수여된다.
경찰서장 표창은 인사고과 점수(2점)에 반영돼 진급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순경의 인사고과 만점은 10점이다.
퇴임을 6개월여 앞두고 공로연수 중인 A 총경은 현재 연락을 받지 않는 상태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B 순경의 성과는 순경 평균 성과보다는 높아 보인다. 그러나 경찰서 간 공조·지원 업무를 수행한 내용이 없으므로 표창을 받은 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다”며 “해당 경찰서 공적심사위원회에 표창 대상자 재심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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