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파업 예측·대비 가능했다면 업무방해죄 아냐” 재차 확인
2013년 사상 최장기 철도파업을 주도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등 전국철도노조 간부들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서울고법 형사6부(김상환 부장판사)는 15일 김명환(50) 전 위원장과 박태만(57) 전 수석부위원장, 최은철(42) 전 사무처장, 엄길용(49) 전 서울지방본부 본부장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2011년 3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를 들어 이 파업이 업무방해죄 요건인 ‘전격성’을 충족시키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011년 3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전후 사정과 경위에 비춰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파업이 이뤄져 사업 운영에 막대한 손해가 초래됐을 경우에만 업무방해죄가 성립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재판부는 “정당성이 인정되는 쟁의행위는 아니지만 그 불법성이 사용자로 하여금 실제 파업 강행을 예측할 수 없게 했다고 볼 수 없다”며 “철도공사는 객관적으로 이를 예측할 수 있었고 준비태세도 갖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공사가 실제로 비상수송대책을 세웠고 필수유지업무를 수행할 대체인력을 투입했고 노조는 필수업무를 수행할 조합원의 명단을 넘기기도 해 파업으로 인한 불편과 혼란이 그리 크지 않았다”며 “전격적으로 파업이 이뤄졌다 평가하기에 부족해 업무방해죄 구성요건인 사용자를 제압할 정도의 위력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들은 2013년 12월 9일 오전 9시부터 같은 달 31일 오전 11시까지 정부와 철도공사 측의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에 반대하며 사상 최장기간인 23일간 불법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이듬해 2월 구속 기소됐다가 같은 달 보석으로 석방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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