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된 낡은 구명조끼 입고 숨진 영종도 실종선원

40년 된 낡은 구명조끼 입고 숨진 영종도 실종선원

입력 2016-01-07 12:34
수정 2016-01-0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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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오래된 구명조끼…부력 없어 바닷속에 빠졌을 것”

인천 영종도 앞바다에서 조업 중 실종된 선원 3명 가운데 6일 시신으로 발견된 선장의 아들은 부력이 거의 없는 1970년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6일 오전 9시 10분께 영종도 남서방 5㎞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된 7.93t급 낭장망 어선 A호의 선원 B(35)씨는 인양 당시 1970년대에 제작된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

이 구명조끼에는 ‘대인용’이라는 한자와 함께 영문과 한글이 함께 써져 있었다. 그러나 낡고 조잡해 구명조끼로서의 기능을 사실상 기대할 수 없는 상태였다.

해경 관계자는 7일 “B씨가 구명조끼를 입었는데도 바닷속 그물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미뤄 부력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B씨는 함께 실종된 A호의 선장인 C(63)씨의 아들이다. 다른 어선 선장인 B씨의 삼촌이 사고 해역 인근에 쳐 놓은 그물에 걸린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해경 관계자는 “구명조끼를 입고 조업하는 어민은 많지 않다”면서도 “사고 해역의 물살이 최고 3.5노트까지 흐르는 곳이어서 사고 과정에서 다른 선원 2명이 B씨에게 구명조끼를 던져줬을 가능성 또한 희박하다”고 말했다.

해경은 B씨가 입고 있던 구명조끼의 부력을 시험해 정확한 사고 당시 상황을 파악하는데 참고할 방침이다.

해경은 사고 어선 조타실에서 발견한 B씨 부자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확인한 결과 구조 요청을 하는 발신 전화는 없었던 사실을 파악했다.

또 어선에 장착된 항로기록장치인 GPS 플로터를 토대로 사고 시점을 4일 오전 11시부터 A호가 발견된 당일 오후 5시 48분 사이로 보고 있다.

해경의 다른 관계자는 “4일 오전 11시께부터 어선의 움직임이 급격히 줄어들어 거의 이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해경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B씨 시신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경비정과 민간 어선 등을 동원해 C씨 등 나머지 실종자 2명을 찾기 위한 수색을 나흘째 이어가고 있다.

앞서 인천해경은 4일 오후 5시 8분께 A호가 복귀하지 않는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해 40분 뒤인 오후 5시 48분께 영종도 왕산해수욕장 남서방 4㎞ 해상에서 빈배를 발견했다.

어선의 조타실에는 히터가 켜져 있었고 그물을 끌어올리는 양망 기계가 작동하는 등 발견 직전까지 작업하던 중이었다. 또 선체 내에서 혈흔이나 흉기도 발견되지 않아 사고 경위를 둘러싸고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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