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험시간 마음대로 바꾸는 교수들…학생들 ‘부글부글’

수업·시험시간 마음대로 바꾸는 교수들…학생들 ‘부글부글’

입력 2015-10-25 08:55
수정 2015-10-2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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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측 “수업시간과 형태는 교수들의 교권”

유명 사립대에서 수업시간과 시험시간이 교수 마음대로 바뀌는 일이 잇따라 학생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25일 고려대와 학생들에 따르면 이 학교 교양 강의 ‘민요의 이해’ 수업 담당 교수 A씨(비전임)는 최근 학생들에게 원래 2시간 30분인 강의를 1시간가량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3학점짜리인 이 강의는 매주 목요일 오후 5시∼8시 진행되는 수업이지만 A씨는 끝나는 시간은 종전과 같이 유지하되, 강의 시작 시간을 늦춰 1시간가량만 수업하겠다고 한 것이다.

A씨의 강의는 2013년 1학기 고려대 석탑강의상을 받았고, 지난해 2학기에도 우수강의로 선정될 정도로 강의평가가 좋아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A씨의 갑작스러운 통보에 일부 학생들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상식적으로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학기 중간에 이러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A씨는 대학 교무처를 통해 연합뉴스에 “민요의 이론과 창 등 실기를 병행하는 수업이라, 강의가 길어지면 학생들이 목이 아프다는 등 피로감을 호소해 부득이 시간을 단축했다”며 “학생들과 미리 합의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A씨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설령 학생들과 합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3시간 수업을 1시간만 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다.

시험 시간이 교수 개인의 사정으로 시험 당일 연기되는 일도 있었다.

이달 20일 오전 10시 30분에 시험을 치르기로 한 교양 강의 ‘현대사회와 여가’의 시험을 치르려고 모인 학생들은 시험 시작시간 후 한참이 지나도록 교수 B씨(비전임)가 오지 않자 혼란에 빠졌다.

B씨는 결국 시험 시작 시간에서 20여분이 지나서야 다른 교직원을 통해 시험을 연기하겠다고 공지했다.

학생들은 “시험을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연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성토했다.

B씨는 대학 교무처를 통해 “당일 시험장에 가던 중 갑자기 피치 못할 급한 일이 생겨 학생들에게 미리 공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런 일들이 잇따르자 학생들은 이 밖에도 수강신청 시 공지된 수업시간표와 달리 담당 교수가 학기 시작 후 수업시간을 바꾸는 일이 많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대학 교무처 관계자는 “강의 시간과 형태는 교수들의 교권에 해당하는 부분일 수도 있다”며 “학생들과 합의만 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간 등록금이 수백만원인 대학에서 수강신청 시의 약속인 수업 시간조차 지키지 않는다면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가 침해된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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