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는 절도범 잡으려 자비로 오토바이 산 경찰

자전거 타는 절도범 잡으려 자비로 오토바이 산 경찰

입력 2015-09-20 13:52
수정 2015-09-2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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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이동경로 따라 추적 끝 검거 성공

심야에 폐쇄회로(CC)TV 없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오가며 빈 상가를 털던 도둑이 자비로 오토바이까지 사 추적한 여형사에게 붙잡혔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상습특수절도 혐의로 전모(32)씨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올해 7월부터 영등포, 동작, 용산, 서초, 강남 등지에서 상가 출입문을 잡아당겨 잠금장치를 부수고 들어가는 수법으로 총 18회에 걸쳐 257만원 어치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비슷한 범죄를 저지르고 올해 4월 출소한 전씨는 한강 둔치에서 노숙을 하며 자전거 하나를 주웠다.

전씨는 일반 도로에 비해 자전거 전용 도로에는 CCTV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점을 이용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새벽에 물건을 훔쳤다.

경찰은 사건 현장 CCTV와 차량 블랙박스 등에서 물건을 훔치고 달아나는 전씨의 모습을 확인했지만, 한강철교 이후 전씨의 행적을 확인할 마땅한 단서가 없어 애를 태웠다.

이때 동작서 형사과 정지윤(32·여) 경장은 자전거를 주로 이용하는 범인의 행동 패턴을 역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정 경장은 자전거와 비슷하면서 기동력이 더 좋은 오토바이를 자비로 산 후 범인이 자전거를 타고 다녔던 길을 수차례 반복해 돌아다녔다.

이달 8일 정 경장은 한강대교 위에서 한강시민공원 쪽으로 연결된 자전거 도로길을 발견했다.

범인이 이용한 도로라고 직감한 정 경장은 이 도로를 타고 한강시민공원으로 이동했고, 얼마 가지 않아 정 경장은 노숙하던 전씨를 발견, 검거했다.

전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전거 도로 출입로에 CCTV가 없는 것을 보고 자전거로 이동하면 안 잡힐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정 경장은 “마치 잡아보라며 놀리는 듯 태연하게 범행하는 전씨의 모습을 CCTV에서 보고, 꼭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오토바이까지 샀는데 결국 검거하게 돼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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