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 내일 구역 실효로 사업무산…장기표류 우려

구룡마을 내일 구역 실효로 사업무산…장기표류 우려

입력 2014-08-01 00:00
수정 2014-08-01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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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강남구 기 싸움에 주민들 화재 등 위험 노출

서울 강남의 무허가 판자촌인 구룡마을 개발사업 구역 실효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구역 실효 하루 전인 1일에도 서울시와 강남구가 개발방식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주민 공람 등 절차를 하나도 밟지 못한 채 구룡마을 개발사업이 장기 표류의 길로 접어들었다.

양측의 기 싸움이 계속되는 사이 구룡마을에선 지난달 화재가 발생해 6가구가 집을 잃는 등 주민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 방치되고 있다.

◇ 환지 도입 둘러싼 갈등…감사 후에도 고소전

구룡마을은 2011년 서울시가 수용·사용방식(현금보상)의 개발방침을 발표하며 개발 논의가 본격화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2012년 사업비 부담을 이유로 환지방식(토지보상)을 일부 도입기로 하자 강남구가 토지주에 특혜를 줄 수 있다며 반대해 수년째 사업이 표류했다.

이에 서울시는 ‘1가구당 1필지(또는 1주택)’ 공급 원칙에 따라 토지주가 일정 규모 이하의 단독주택 부지, 연립주택 부지, 아파트 1채 중 하나만 선택하도록 한 수정계획안을 만들어 강남구에 두 차례 제출했지만 구는 여전히 특혜 소지가 있다며 반려했다.

양측은 서로 감사원에 ‘맞감사’까지 요청, 감사원이 지난 6월 감사결과를 발표했지만 명확하게 한쪽 손을 들어주지 않으면서 책임 공방은 더 가열됐다.

특히 강남구가 지난달 서울시 전·현직 공무원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양측 관계가 더욱 악화하는 모양새다.

◇ 새로운 시작 가능할까…고위층 접촉 기대

서울시와 강남구는 계속되는 대립 속에서도 주민 등 여론을 의식해 물밑에서 고위 간부 간 접촉은 시도하고 있다.

2일로 예정된 구역 실효는 되돌릴 수 없게 됐지만 오히려 기한에 제약받지 않고 ‘원점’에서부터 협의를 할 수 있게 된 측면도 있다. 양측은 협의만 되면 3개월 내 새롭게 개발계획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 관계자는 “얼마 전 임명된 행정부시장단이 강남구청장과 면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룡마을 정책협의체에 강남구가 참여하지 않은 지 오래된데다 최근에는 소송절차까지 시작돼 고위층 간 스킨십 없이는 대화의 물꼬를 틀 만한 계기를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최근 화재까지 나고 구역 실효가 현실화하면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접촉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남구 역시 100% 수용·사용방식 개발을 계속 주장하면서도 개발 사업은 지속해야 한다며 지난달 31일 서울시에 공문을 보냈다.

◇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 주민들만 속병

2년 넘게 이어진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판자촌 주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28일 화재로 이재민까지 발생하면서 주민의 분노와 허탈감은 극에 달했다.

김원심 구룡마을 주민자치회 부회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민들은 아직 대책이 없어 회관에서 지내고 있다”며 “서울시와 강남구에 얘기해봐야 해답도 없이 같은 말만 반복하고 주민은 사업이 무산된다는 걸 아직 실감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시와 구는 구역실효가 되더라도 합의만 되면 3개월 내 사업을 새로 시작할 수 있다지만 2년 동안 그렇게 싸우고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는데 3개월 내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현재 구룡마을에는 1천242가구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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