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입양인 노르웨이 여성격투기선수 셀리나 하가
“한 번도 친부모를 원망한 적이 없어요. 실망한 적도 없고요. 그저 두 분이 지금 건강하게 살고 계신지, 경제적인 사정은 괜찮은지 걱정될 뿐이에요.”![여자 선수로서 ‘제2의 데니스 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셀리나 하가(오른쪽)가 지난 22일 열린 국내 격투기 대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21일 하가가 그의 남자 친구 요아킴 한센(왼쪽), 서두원씨와 사석에서 찍은 사진. 로드FC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13/06/23/SSI_2013062318532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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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선수로서 ‘제2의 데니스 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셀리나 하가(오른쪽)가 지난 22일 열린 국내 격투기 대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21일 하가가 그의 남자 친구 요아킴 한센(왼쪽), 서두원씨와 사석에서 찍은 사진. 로드FC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13/06/23/SSI_20130623185324.jpg)
여자 선수로서 ‘제2의 데니스 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셀리나 하가(오른쪽)가 지난 22일 열린 국내 격투기 대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21일 하가가 그의 남자 친구 요아킴 한센(왼쪽), 서두원씨와 사석에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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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가는 경기를 마친 뒤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입양에 얽힌 얘기를 들려줬다. 그는 생후 6주 만에 노르웨이로 입양됐다. 입양 사실을 인지한 것은 네 살 때. 친구들과 다른 색의 눈, 머리카락, 피부를 가진 것을 이상하게 여겼다. 결국 노르웨이 부모는 어렵게 입양 사실을 털어놨다.
하가는 올 4월에야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그동안 아는 사람이 없어 한국행을 망설였던 것이 이유였다.
그는 “나의 역사를 찾는 일이었던 만큼 선수로 활동하기 전부터 한국에 오고 싶었다”면서 “방문이 늦었을 뿐 마음속으로는 친부모님을 항상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격투기 선수인 애인 요아킴 한센과 지난 4월 경기를 가졌던 서두원씨를 포함해 많은 한국 격투기 선수들이 입국을 도와줬다”며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에게는 친부모를 찾을 수 있는 단서가 거의 없다. 출생신고서에는 그의 생년월일, 입양 당시 키와 몸무게, 얼굴 사진 및 노란 포대기에 덮여 있었다는 기록 등이 실려 있을 뿐이다. 그래도 다행히 한국 이름은 알고 있었다. 그는 “(노르웨이) 부모님께서 제 한국 이름이 ‘박미화’라고 알려 주셨다”면서 “24일 서울에 있는 홀트아동복지회를 방문할 예정이고, 거기에 가면 친부모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핏줄을 확인하고픈 간절한 바람을 나타냈다.
실낱같은 희망에 기대고 있지만, 더욱 확실한 방법은 친부모가 하가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는 방법일 것임을 그 역시 잘 알고 있다.
“영어 속담에 ‘안 하는 것보다 늦는 게 더 낫다’고 하잖아요. 친부모께서 혹시라도 절 중계방송이나 신문 보도 등을 통해 봤다면 꼭 연락을 해 줬으면 좋겠어요. 꼭요.”
원주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13-06-2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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