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여직원 80대 노인 보이스피싱 피해 막아

농협 여직원 80대 노인 보이스피싱 피해 막아

입력 2013-06-21 00:00
수정 2013-06-2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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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부경찰서 감사장 수여

제주에서 농협 여직원이 전화금융사기범에게 2천만원이 넘는 거액을 날릴 위기에 처한 80대 할아버지를 구했다.

제주시 하귀농협 동부지점에서 근무하는 부영란(37·여)씨는 지난 19일 오전 9시 30분께 다급히 은행 문을 열고 들어오는 문모(82) 할아버지로부터 돈을 송금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부씨는 조카에게 보낼 돈이라며 2천800만원이란 큰돈을 한꺼번에 보내려는 할아버지가 조금은 걱정스럽기는 했지만 부탁대로 돈을 현금인출기를 통해 송금했다.

그런데 그다음이 이상했다.

송금을 마친 할아버지가 급하게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보냈다’고 하며 문을 열고 나가는데 조카에게 말하는 것 같지가 않았던 것이다.

혹시나 할아버지가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부씨는 다시 한번 확인차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중이었다.

부씨는 교육을 통해 ‘보이스피싱 범인이 피해자가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계속해서 통화를 이어간다’는 얘기를 기억해내곤 할아버지의 동의를 받지 않았지만 신속히 범행계좌로 2천800만원이 인출되지 못하도록 지급정지 조처를 했다.

이후 바로 할아버지 집으로 직접 찾아가 관련 사실을 하나씩 확인했다.

당시 할아버지는 경찰로 속인 한 남성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할아버지 개인정보가 유출돼 은행 계좌에 있는 모든 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수 있으니 돈을 안전한 곳으로 송금하라”고 하자 2천만원이 넘는 큰돈을 그대로 송금한 것이었다.

부씨는 “금융감독원이나 경찰을 사칭한 사람으로부터 돈을 송금하라는 요구가 있으면 일단 의심부터 하고 은행 직원과 상담을 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할아버지가 피해를 당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21일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에 기여한 공로로 부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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