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자살 여고생 담임 “슬프고 마음 아프지만…”

대전 자살 여고생 담임 “슬프고 마음 아프지만…”

입력 2011-12-28 00:00
수정 2011-12-2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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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않은 말 인터넷에 떠돌지만 뭐라고 할 수 없어”

지난 2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전 모 여고 A양의 담임인 B씨는 28일 “너무 슬프고 마음이 아파서 이야기를 못했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친구들 문제는 친구끼리 해결해라’라는 말은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B씨는 이날 사고 당일 A양이 친구와 함께 찾아와 교우문제 등으로 고민을 털어놔 이야기를 나눴으며 “지금 친구들을 내가 불러서 개입하면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내일 진로상담 시간에 그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보고 해결방법을 같이 찾아보자”라고 했다는 것이다.

B씨는 또 A양이 사이가 벌어진 친구들과 내년에 같은 반이 되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해 “그때까지 사이가 좋아지지 않으면 선생님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B씨는 “하지도 않은 이야기가 인터넷에 떠돌면서 아이를 방치해 죽음으로 내몬 것처럼 이야기돼 당혹스러웠지만, 우리 반 아이가 그렇게 된 마당에 무슨 변명을 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사고 당일 밤늦게 A양의 부모로부터 아이가 들어오지 않았다며 전화를 걸어왔을 때와 다음 날 아침에 부모님을 만나 A양과의 면담내용을 자세하게 알려줬을 뿐이라고 밝혔다.

B씨는 “그런 일을 당하신 부모님이나 가족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있지도 않은 사실이 진실인 것처럼 떠돌아다니는 데 아무런 변명도 할 수 없는 처지였다”고 말했다.

면담당시 A양과 함께 있었던 C양도 학교측에 낸 진술서에서 “선생님이 ‘애들을 다 불러서 직접 이야기하는 것은 오히려 더 좋지 않을 수 있으니 우선 친구들하고 좋게 지내도록 노력해 보자’라고 했고 우리 둘다 그런 것을 원하지 았았다”고 적었다.

또 “제가 상담을 권유했고 친구도 상담이후 ‘하길 잘했다. 속이 시원하다’며 상담을 통해 선생님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다”고 진술했다.

대전 여고생 자살 사건은 이달 중순 A양의 친척 오빠라는 사람이 인터넷에 올린 ‘대전 모 여고 자살사건에 대해 아시나요’라는 글에서 “일부 학생들로부터 지속적으로 따돌림을 당했고 사고 직전인 2일 담임교사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같은 반 학생들의 따돌림과 선생님의 무관심이 자살을 부추겼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B씨는 “요즘은 인터넷을 보지 않는다. 오늘도 욕설이 섞인 항의 전화를 받았다”며 “제발 한 면만 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B씨는 사고 이후 계속해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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