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시험 한 달 앞두고 채용공문 ‘빈축’ 대부분 졸업·입대해 연락 안돼… 지원조차 못해
취업률 하락과 학생들의 지원 기피로 위기에 처한 특성화고(옛 전문계고) 육성을 위해 서울시교육청이 특성화고 졸업생을 공무원으로 특별 채용하기로 했지만 시험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뒤늦게 일선 학교에 채용 계획을 알리는 바람에 지원자가 일반직의 10분의1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선 학교 관계자들은 “학교 상황을 무시한 미숙한 일 처리로 학생들의 공직 채용 기회만 놓쳤다.”며 교육청에 불만을 쏟아냈다.●홍보 안돼 경쟁률 4대1 ‘이례적’
![](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5/13/SSI_2011051301502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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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186대1(3명 선발에 558명 지원)의 경쟁률을 보인 9급 보건직을 비롯해 평균 경쟁률이 43.5대1에 이르는 일반인 대상의 공개경쟁시험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이번 특별채용은 지난해 10월 곽노현 교육감이 특성화고 졸업생의 사회적 위상을 제고해야 한다며 제안해 지방공무원 인사에 처음 도입된 것이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특별채용 공고를 원서접수 마감 20여일 전인 지난달 14일에야 서울지역 일반고와 특성화고 등 73곳에 내려보냈다.
●일반인 공채와 10배 이상 차이
이 때문에 채용 사실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거나 시간이 부족해 졸업생들에게 연락을 취하지 못한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아예 지원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구의 A고교 교사는 “고졸 취업이 하늘의 별 따기인데 공무원 채용 직전에 공문 한 장만 보낸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게다가 사전에 채용 인원과 시험 과목에 대한 설명 한 마디 없다는 것은 시험을 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B고교 교장은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나서는 학생 특성상 졸업생과 연락이 쉽지 않은 데다 기술직에 지원할 수 있는 남학생들은 대부분 입대를 하기 때문에 최소한 졸업 전에는 알렸어야 한다.”면서 “대졸자가 1년을 공부해도 합격하기가 어려운 공직 채용인데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한 달 만에 시험 준비를 하라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처음 시행된 특채에 학생들이 몰릴 것으로 기대했는데 의외로 지원자가 적어 당황스러웠다.”면서도 “절차에 따라 학교에 공문을 보냈고, 졸업생에 대한 특별 홍보지도도 따로 요청한 만큼 행정상의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1-05-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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