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 엇갈려… 한 前청장 계좌 추적
‘그림 로비’ 의혹 등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최윤수)는 21일 한 전 청장과 안원구(수감중) 전 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을 동시 소환해 대질신문 했다. 지난달 28일 한 전 청장 소환으로 본격 수사에 착수한 이후 두 사람의 대질은 처음이다.검찰은 그림 로비·청장 연임 로비·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 과정에서의 직권 남용 등 여러 의혹과 ‘도곡동 땅’ 실소유주 문건 확인 여부 등에 대해 한 전 청장과 안 전 국장을 다시 조사하며, 두 사람의 진술을 영상 녹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두 사람의 진술이 이전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엇갈렸다.”고 밝혔다.
한 전 청장은 지난달 28일과 지난 10·17일 소환 조사에서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학동마을’을 선물했지만 인사 청탁은 없었다.”며 그림 로비 의혹을 부인했고, 나머지 의혹도 “실체가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한 전 청장의 의혹을 폭로했거나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안 전 국장은 참고인 조사에서 기존 진술을 대체로 유지하면서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언급, 이전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주류업체 인·허가 과정에서의 억대 금품 수수 등 한 전 청장의 개인 비리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한 전 청장의 계좌 추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 전 청장이 2009년 3월 출국해 미국 뉴욕주립대의 방문연구원 신분으로 23개월간 머무르면서 생활비 명목으로 국내 10여개 기업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국세청 직원들을 소환하는 등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전 청장은 “(기업에) 30~40페이지에 달하는 연구보고서를 서너편 제출하고 정상적으로 받은 전형적인 자문료”라고 해명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2011-03-2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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