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편지 조작” 경찰 발표 의혹

“장자연 편지 조작” 경찰 발표 의혹

입력 2011-03-12 00:00
수정 2011-03-12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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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편지’가 조작됐다는 경찰 발표와 배치되는 자료가 나타나 편지의 진위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11일 장씨의 지인이라고 주장한 전모(31·왕첸첸·수감 중)씨가 재판부에 제출한 자료 ‘편지봉투 기재사항’에 따르면 전씨가 편지의 발신지 표시를 지운 배경이 담겨 있다. 전씨는 이 자료에서 “보내는 사람과 관련된 내용을 생략하거나 가린 것은 자연이가 (친한) 동생이 거주하는 오피스텔 명의로 편지를 보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씨가 편지봉투 가운데 ‘생략 및 가림 부위’라고 정리한 항목은 이밖에도 ‘호(유장호)가 (장자연씨의) 과거 관련 서류를 갖고 가서 돌려주지 않고 있다는 내용’과 ‘관할지역명’ 등이다.

이는 ‘전씨가 발신지를 숨기려고 편지를 조작했다.’는 경찰 발표에 의문이 뒤따르는 대목이다. 장씨가 친한 동생(연예인 지망생)의 오피스텔 주소로 편지를 보냈기 때문에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발신지를 지우거나 오렸을 가능성도 있다.

‘장자연 편지’에는 여러 통에 걸쳐 전씨와 맺은 인연과 호칭(자연·설화)도 자세히 적혀 있다. ‘오빠랑 처음 인연됐던 1995년 겨울 기억나? 광주 조선대병원’, ‘울엄마랑 찍은 사진이랑 내 중학교 때 사진두 잘 간직하고 있지?’, ‘2003년 초에 오빠가 (감옥에서) 나와서 나랑 갔던 청담동 가라오케, ○○타워, ○○○고깃집 등등 모두 다 기억나지?’ 등이다. 편지 마지막에는 대부분 ‘설화 자연이가 쭌탱(전씨 별명)에게’로 표현했다. 경찰은 전씨와 장씨가 일면식도 없고 전씨의 우편물 2439건에서 장자연씨 이름이나 장설화란 가명으로 주고받은 내역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전씨 외에 제3자가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전씨가 신문 스크랩에 적어 놓은 글 중에 ‘형님이 편지들을 접수했을 것’이라는 표현이 그럴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장씨가 썼다며 공개된 230여장의 편지들이 복사용지에 썼는데, 20대 여성이 일반 편지지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 납득 가지 않는다.”고 조작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2011-03-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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