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행 지급보증서 받아주겠다“ 3억5천만원 챙겨
경찰청 외사국은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성공한 사업가로 행세하면서 수억원대의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차모(50)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차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김모(52)씨 등 2명에게 ”스위스와 홍콩의 유명은행으로부터 수천억원짜리 지급보증서를 받아주겠다“고 속여 수수료 명목으로 3억6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차씨는 ”중국 선양과 홍콩에서 사업을 하는데 이명박 대통령과 대학 동문이고 작년 5월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순방을 수행하면서 그 나라 국영기업과 석탄광산 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 국내 대기업 D사도 참여했다“는 등 성공한 사업가로 행세하며 피해자들을 속여왔다.
차씨는 또 중국의 한 경제지에 카자흐스탄 사업이 대통령의 순방 성과인 것처럼 기사를 내보내고,피해자들에게 스위스의 한 은행이 발급한 5천억원짜리 지급보증서와 홍콩 은행의 2억달러어치 잔고증명서를 보여주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하지만,경찰 조사결과 차씨는 초등학교만 졸업했으며,카자흐스탄 석탄광산 개발사업과 관련해 대기업 D사가 양해각서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이 중국과 홍콩에서 운영한다는 회사는 유령회사이거나 다른 사람 소유였고,스위스 은행의 지급보증서와 홍콩 은행 계좌의 잔고증명서는 모두 위조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예전에도 비슷한 범행을 하다 고소를 당했지만 외국에서 발행한 서류의 진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점을 악용했으며,공범 중 하나를 외국으로 도피시켜 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등의 수법으로 처벌을 피해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들에게 피해를 본 이들의 고소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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